여야가 배당소득 분리과세에서 최상위 과세표준에 '5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여기에 30%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세제 개편안에 합의했다. 증시 활성화를 위해 정부안(35%)보다 최고세율을 5%포인트 낮추되, 과세 형평성을 감안해 초고배당에 대해서는 별도 세율 구간을 추가한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여야가 큰 틀에서 이견 없이 정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연 2000만원이 넘는 배당소득을 올릴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최고세율 45%) 대신에 별도로 낮은 세율을 적용해 배당 활성화를 유도하는 정책이다.
여야는 과표구간에 따라 △2000만원 이하 14% △2000만원 초과·3억원 미만 20% △3억원 미만 20% △3억원 초과·50억원 미만 25% 세율을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정부안과 비교해 최고세율은 5%P 낮췄지만 최상위 구간을 추가한 것이다. 정부는 △2000만원 이하 14% △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 35%의 세율을 제시한 바 있다.
당초 여야는 정부 최고세율 35%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25%로 추가 하향하는 데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논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초고배당 수익에 대한 과세 형평 문제가 제기되자 최종적으로 '5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한 민주당 의원은 "3억원, 300억원을 배당받는 사람이 세금을 똑같이 낸다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당내에 많았다"고 했다.
정치권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배당소득이 50억원을 초과하는 사람은 100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태호 의원은 "초고배당 수익을 얻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세형평성 차원에서 구간을 새로 만들었다. (50억원 초과 구간에서) 배당받는 이들의 비중이 전체의 0.001% 수준이라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박수영 의원은 "야당 입장에서도 정부안보다 진일보한 방향이다. 기본적으로 최고세율이 35%에서 30%로 내려간 것"이라며 "적절한 수준에서 잘 타협됐다"고 말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시기는 앞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내년 배당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2027년 결산 배당부터 적용하는 방식을 제시했으나 배당 확대 효과를 빠르게 체감하기 위해 내년 지급되는 모든 배당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끝에 채택된 것이다.
적용 대상은 '직전 사업연도 배당 성향이 25%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액이 10% 이상 증가한 기업'으로 한정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또 해당 세제는 소득세법이 아닌 조세특례제한법에 포함해 운용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신설로 인한 세수 변화는 현재로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배당 증가 효과까지 시뮬레이션해야 해 정확한 추계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안 대비 세수 감소 가능성이 있으나 배당 변동성이 커 산정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여야는 법인세율 인상안과 금융·보험업에 대한 교육세 인상안은 양당 원내 지도부에 결정을 넘기기로 했다. 법인세의 경우 야당은 대기업이 속한 상위 과세표준 구간에 한정해 세율을 올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모든 과표 구간을 일괄 1%P씩 인상하는 정부안에서 자영업자·중소기업 등은 제외하자는 취지다.
현재 금융·보험업 수익의 0.5%를 납부하고 있는 교육세와 관련해 '1조원 초과'분에는 1%를 받도록 하자는 정부안에도 회사 규모에 따라 차등적용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야당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두 개편안 모두에서 정부 원안을 지지하고 있다. 박수영 의원은 "원내대표단 합의가 되는 대로 (기재위에서) 전체회의를 즉시 소집해 (세제 개편안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