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군 병력의 국회 진입 등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안 장관은 2일 소셜미디어(SNS)에 '12.3 비상계엄 1년 담화'라는 글을 통해 "내란 청산의 험산준령 앞에 '적당주의'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장관은 "벌써 1년이 아니라 아직 1년"이라며 "12·3 내란의 토양은 5·16 군사정변, 12·12 쿠데타, 5·18 광주 학살 등 우리 현대사의 상흔 속에서 부족했던 성찰과 적당한 타협에 있었다"고 썼다.
그는 "마침표를 찍지 않고서는 다음 문장을 쓸 수 없듯이 반복된 과오를 직시하지 않고서는 군의 명예 회복은 불가능하다"며 "앞으로 우리 군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적당주의의 유혹과 결별하고 시시비비를 분별할 수 있는 명민한 지성과 쇄신하는 용기를 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란의 전모가 밝혀질수록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는 분노와 실망감이 깊어지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 실망과 분노 앞에서 우리 군이 해야 할 일은 변명보다 성찰로, 더욱 강한 쇄신으로 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군이 먼저 스스로의 힘으로 바로 선 이후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자세로 다시 국민 여러분께 신뢰를 구하겠다"며 "저는 국방부장관이자 국민 곁에서 숨쉬어 온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군 역시 도도한 강물처럼 '국민의 군대'라는 바다를 향해 갈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바로 1년 전 오늘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바로 세운 국민에 대한 보답이자 역사의 정의를 바로세우는 순리라고 확신한다"며 "군심과 민심이 일치되는 날, 비로소 국민의 군대는 더욱 강력한 군대로 거듭날 것"이라고도 했다.
안 장관은 "12월3일은 국민주권의 승리를 역사 속에 각인한 날이기도 하다"며 "제아무리 총칼을 동원하더라도 오만무도한 권력은 결코 국민을 이길 수 없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또 한 번 증명해 보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방부장관으로서 국민을 지켜야할 우리 군이 내란에 연루돼 국민 여러분을 위험에 빠뜨리고, 무고한 국군장병 대다수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점,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무단 침탈한 중대한 과오를 저지른 점에 대해 우리 군을 대표해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안 장관은 "끝나지 않은 내란 속에 아직도 우리는 일진일퇴를 반복하고 있다"며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라는 말처럼 곳곳에 숨겨진 내란은 결코 국민의 그물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안 장관은 지난 7월25일 장관 취임 이후 성과로 △군 지휘부 쇄신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육·해·공군 총장의 내란 공식 인정 및 사과 △계엄 당시 방첩사 소속 장성급 장교 전원 △원복 내란 관여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 및 감사 △헌법교육 및 부당 명령 거부권 법제화 추진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