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4개월의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경선이 4파전 구도로 압축됐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박정·백혜련 의원이 2일 잇따라 도전을 공식화했다. 출마를 계획 중인 한병도 의원까지 포함하면 4명이다. 후보들의 계파색이 옅은데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룰도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 의원과 백혜련 의원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차례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진성준 의원이 지난달 31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고 한병도 의원은 오는 4일 출마 기자회견을 계획 중이다.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조승래 사무총장과 이언주 최고위원은 불출마를 결정했고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서영교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준비에 매진키로 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의원의 중도 사퇴에 따라 치러지는 선거다.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20% 비중)가 10~11일, 국회의원 투표(80% 비중)가 11일에 각각 열리며 이를 합산한 최종 결과는 11일 의원총회에서 발표된다. 새 원내대표 임기는 잔여 임기 약 4개월이다. 다만 6.3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했을 때 당 지도부 의결을 거쳐 5개월가량으로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판세는 예측 불가라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같은 날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와 달리 계파적 대립 구도가 분명하지 않다는 평가다. 후보들도 '명청'(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대결 구도에 적극적으로 선을 그으며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 소통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 정부 성공을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다.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대체로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다. 여러 당대표 체제에서 능력에 따라 두루 주요 보직을 맡아온 이력이 공통적으로 거론되며 각자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경험도 있다.
박정 의원은 2022년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으나 직전 대선에서는 이 대통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유세본부장을 맡아 뛰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는 중국 특사단으로도 파견됐다. 백혜련 의원은 2022년 대선 때 국가인재위원회 총괄단장을 맡아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진성준 의원은 이재명 당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대선에서 공약 수립을 주도했다. 한병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내 대표적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지만 이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고 대선 후보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후보 대부분이 치우침 없이 의원들과 관계가 원만하다"고 말했다.
다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결선투표제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 선거에서 1차 투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득표자 2명의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리게 된다. 이 경우 통상 예선 1위 후보가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이번 경선은 대립 구도가 뚜렷하지 않아 표심이 막판까지 유동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후보가 다수인데다 메시지 차별성도 크지 않아, 결국 의원들 사이의 공적·사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표가 분산되면서 결선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임기 연장과 연임 여부도 변수로 거론된다. 당헌·당규상 원내대표 연임 관련 규정이 없어 잔여 임기를 어떻게 수행하는지에 따라 연임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최근 SNS(소셜미디어)에 "제한된 임기 아래에서 원내 협상 전략을 꾸리고 당·정·청 협력 구조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차기 원내대표의 임기를 1년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정 의원과 진성준 의원은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백혜련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연임 문제에 대해 "지금 논할 사안이 아니다. 원내대표 임기 문제를 두고 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가 한가한 행위"라며 답을 유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