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코스피 5000' 달성이 임기 8개월만에 현실화하면서 상승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여권이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은 먼저 3차 상법개정안으로 주주 권리를 더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반면 잇단 상법 개정으로 취약해진 기업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으로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29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은 현재 법사위 소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위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으로 자기주식 신규 취득 시 1년 이내에 소각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자기주식을 취득 시점으로부터 1년 내 소각하지 않으면 이사 개인에게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기존 보유한 주식에는 6개월의 처분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임직원 보상을 위한 주식매수선택권 등으로 활용할 경우 의무 소각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조항도 담겼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는 효과를 낸다. 그간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지 않아 주주 환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상법을 바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주가 부양이 가능하다는 게 3차 상법 개정 추진의 취지다. 아울러 자사주가 기업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는 데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민주당은 당초 이 법안을 지난해 처리하려 했으나 2차 종합특검법에 우선순위가 밀렸다. 장동혁 대표의 단식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하면서 여전히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다음달부터 법안 처리 절차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3차 상법 개정안이 경영권 보호 측면에서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자사주가 인수합병(M&A) 재원, 임직원 보상,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8단체는 최근 성명을 내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주주 지배력 확대 방지 등 개정안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합병 등 경영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한 자사주까지 소각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재계 입장을 반영한 상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주 △집중투표제 청구 요건 강화 △주식 취득 통지 기준 3%로 강화 △차등의결권 및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이사 선임을 위한 집중투표를 청구하기 위해선 발행주식 총수의 3%를 보유하면 된다. 신 의원안은 이를 '발행주식 총수 3%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로 강화했다. 대형 상장회사에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되고 감사위원 선임 시 3% 의결권 제안이 결합되면서 최대주주 영향력이 과도하게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한 것이다.
차등의결권은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실제 보유한 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창업주가 자신의 지분율을 희석하지 않고도 외부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 기업이 외부 공격을 방어하고 창업자의 장기 비전에 따라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게 한다는 장점도 있다. 개정안에 담긴 '포이즌필'은 적대적 M&A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발생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회사 주식을 시세보다 훨씬 싼 값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한다.
국민의힘 개정안 역시 현재 법사위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소위에서 3차 상법 개정안 논의시 보완입법 차원에서 함께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업에게 필요한 법인 만큼 재계와 힘을 합해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