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한다. 쿠팡의 새벽배송 시장 사실상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소속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5일 '온라인 배송은 (새벽시장 배송) 제한 없이 허용'(안 제12조의2제5항 신설)하는 내용을 반영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당·정·청은 전날 이와 관련해 회동했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 구체적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이날 법안 발의도 민주당 당론이나 당·정·청 합의 사안이 아닌 김 의원 등의 개별입법으로 진행됐다.
현 유통산업발전법은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대규모 점포'에 대해 심야영업을 제한하고 있다. 또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도록 하고 있다. 김 의원 등의 법안은 이에 대해 전자상거래 영업행위에는 심야영업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조항을 추가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이미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발의 된 상태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발의한 야당 안은 심야영업 제한을 해소하는 방안은 물론 의무휴업일 지정 등 관련 규제를 모두 해소하는 안을 담고 있다. 여당 안은 이에 대한 절충 격이다.
여당은 당초 법 개정에 부정적이었으나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대응 논란이 분위기를 바꿔놨다. 쿠팡이 보상책으로 마련한 이른바 '5만원 구매이용권'이 비난 여론에 결정적으로 불을 붙였다. 실질적 보상 효과는 제한되고 '마케팅 수단'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청문회 등 과정에서 쿠팡이 압도적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형마트는 규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쿠팡은 규제로부터 사실상 자유롭다는 거다. '쿠팡맨'들의 장시간 고강도 노동도 논란이 됐다.
노조 활동이나 문제 인물 취업을 제한했다는 '블랙리스트' 의혹도 나왔다. 한국서 우려가 커지자 쿠팡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가에 막대한 로비를 벌인 정황까지 전해지며 국민 공분은 한 층 커졌다.
이 분위기를 타고 쿠팡 견제 법안이 나왔지만 순조롭게 최종적으로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심야영업 제한 해소에 대해 중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골목상권에 대한 위협이 커진다는 거다.
여당은 일단 정부 차원의 지원 시행령 등을 별도로 마련해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정부 지원 방안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요구 사항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계 반대도 변수다. 노동계는 새벽배송을 중심으로 하는 배송구조가 장시간 야간노동을 고착화해 노동자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 개정이 새벽배송의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노동계의 조직적 반발이 예상된다.
당 내에서도 우려가 있다. 일부 여당 의원은 격렬히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산자위 소속 의원은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 여당이 무작정 법안을 밀어붙일 수는 없다"며 "전날 당·정·청에서도 검토를 해 보자는 수준의 논의가 이뤄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