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사과하며 "숨거나 피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친전을 이날 동료 의원들에게 보냈다. 강 의원은 "이런 일로 의원님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모두 저의 부덕이고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변명처럼 보일까 걱정되지만 적어도 선배·동료 의원님들께는 자초지종을 설명해 드리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일 것 같아 서신을 올린다"며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다른 점들도 말씀 올리고 바로잡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 의원은 "1억은 제 정치 생명을, 제 인생을 걸 만한 어떤 가치도 없다"며 "저는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정치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단지 엄마의 마음으로 '발달장애가 있는 내 새끼보다 하루라도 더 오래 살아야지'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무작정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준비가 한창이던 2022년 1월 보좌관이 좋은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고 해 김경 전 시의원을 만나게 됐다"며 "그날 의례적인 선물로 받은 쇼핑백은 저 혼자 있는 집 창고방에 받은 그대로 보관됐다. 평소 물건을 두고 잊어버리는 무심한 습관에 그 선물도 잊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 4월 20일 서울시당 공관위 회의에서 저는 강서 제1선거구 시의원으로 '청년인 여성 후보를 찾아서 멋지게 선거를 치러보겠다'고 제안했다고 바로 김경 후보자로부터 거센 항의 전화가 들어왔다"며 "그제야 예전에 받았던 선물이 1억원이라는 것을 알았다. 보좌관에게 그 돈을 바로 반환하라고 지시했고 공관위 간사에게도 바로 말씀드렸다"고 해명했다.
강 의원은 "당시 너무 괴로웠지만 공관위원의 책무는 다해야겠다는 생각에 4월 22일 공관위 회의에 참석했고 '강서 갑은 어떻게 하기로 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저는 솔직하게 '청년·여성을 알아봤으나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했다"며 "객관적 입장에서 기존 후보 중 점수가 훨씬 앞선 김경 후보자 쪽으로 답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공관위 논의와 의결을 거쳐 김경 후보자가 단수 공천으로 정해졌고 낙천자들이 이의신청했지만 다른 후보자들보다 점수가 월등히 높아 기각됐다"며 "서울시 의원 지역구 후보자 101명 중 85명이 단수 공천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 의원은 1억원으로 전세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강 의원은 "2022년 3월10일 시아버님이 돌아가셨고 저와 변호사인 남편 앞으로 제법 많은 부의금이 들어와 그것으로 전세금에 충당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보좌관을 통해 1억원을 반환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고 일부러 안 받기 위해 피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다"며 "결국 직접 김경을 만나 1익원을 반환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당시 김경은 돈을 돌려줄 것을 알았으면 만남 자리에 안 나왔을 것이라고 저에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 후로도 후원금이나 선물 같은 형태로 저에게 돈을 전달하려 했으나 저는 계속해서 바로 반환하거나 거절했다"고 강조했다.
쪼개기 후원 의혹에 대해서는 "2022년 10월경 후원계좌에 500만원씩의 고액이 몰려 보좌진을 통해 확인해 보니 후원자들이 김경의 추천으로 후원하게 됐다고 했다"며 "합계 8200만원을 모두 반환했다"고 설명했다. 또 "2023년 12월경에도 그와 같은 일이 있어서 5000만원을 모두 반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1억원을 요구했다면 눈에 띄는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을 리 없다. 공관위에서 갑자기 '청년인 여성으로 멋지게 선거를 치르겠다'고 제안할 리도 없다. 돈 받은 사실을 공관위 간사에게 보고할 이유도 없고 굳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가면서까지 1억원을 반환할 이유도 없다. 후원금을 요구해서 쪼개기로 받았다면 일일이 확인해 돌려줄 이유도 없다"며 결백을 호소했다.
끝으로 "억울하다 말씀드리지 않겠다. 더 조심했어야 했고 더 엄격했어야 했다. 그 감각이 무뎠던 것, 그 경계가 느슨했던 것, 오롯이 제가 짊어져야 할 몫이고 책임"이라며 "숨거나 피하지 않고 그 책임을 다하겠다. 당당히, 겸허히 마주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전날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역 의원으로 불체포특권이 있는 강 의원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