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이른바 '4심제' 법안을 강행 추진하면서 여야 간 긴장감이 고조된다. 설 연휴 직전인 12일 본회의에서 민생법안 다수가 처리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단독 의결됐다. 해당 개정안은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이라도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될 경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야당은 물론 대법원은 해당 법안이 사실상 '4심제'로 운영될 소지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해 왔다.
여야 대립이 격화되면서 12일 본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이번 주 목요일(12일) 본회의에서 민생법안 위주로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법사위 소위에서 헌법소원 관련 법안이 처리되며 기류가 크게 변하고 있다"며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경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법사위 소위에서 단 한 시간 만에 4심제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이는 이재명 대표의 재판 결과를 뒤집기 위한 시도이자 사법 장악의 끝"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대법원 확정판결을 헌재에서 뒤집게 하고, 대법관들을 입맛대로 임명해 사법부를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교과서에도 나오는 3심제를 4심제로 바꾸는 법안을 단 1시간 만에 강행 통과시키고, 그 뒤에 민생법안 63개를 붙여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헌법소원 대상 확대는 과거부터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오래 논의돼 온 공론화된 사안"이라며 "이를 갑작스러운 통과라고 주장하는 야당은 무지함을 반성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민생법안 60여건의 본회의 통과도 변수가 커졌다. △아동수당 지급액을 상향 조정하는 '아동수당법' △국무총리 산하 배상심의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 △아빠 출산휴가를 임신 중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