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 문턱을 넘었다.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는 11일 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은 대법 상고심 등을 통해 확정된 법원 판결이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되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해당 법안이 사실상 4심제가 되는 것이라며 반대의견을 피력해왔다.
민주당 소속 김용민 소위원장은 이날 소위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소원 인정은 오랫동안 학계에서 논의돼왔고 2017년쯤부터 헌재에서도 법안발의를 요청해 끊임없이 이 문제를 공론화해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확정판결이라 해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거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 헌재에서 다시 판단받을 수 있어 법원 판단이 더 꼼꼼하고 헌법과 법률을 지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소원이 이뤄지는 선진국의 경우 재판소원 인용률이 실제 높진 않지만 그로 인해 국민의 사법신뢰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김 소위원장은 "위헌론에 대해 말하면 헌법을 해석하는 최종기관은 헌법재판소"라며 "헌재에서 이미 재판소원이 합헌이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이날 소위 의결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에서 1시간 만에 4심제를 통과시켰다"며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뒤집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도 "이 법은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유죄취지 파기환송 직후에 발의됐다"며 "정치보복 차원이고 앞으로 있을 불리한 판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교과서에도 나오는 3심제를 4심제로 바꾸는 법안을 단 1시간 만에 강행통과시키고 그 뒤에 민생법안 63개를 붙여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회 본회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12일 본회의에서 민생법안 위주로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지만 법사위 소위에서 헌법소원 관련 법안이 처리돼 기류가 크게 변하고 있다"며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경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