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6시간의 법칙'…李대통령 '정책 시계' 더 빨리 돌아간다

김성은 기자, 이원광 기자
2026.03.08 06:00

[the300][뛰는 대통령, 못 따라가는 공직사회]① "국민체감 성과내야" 이재명의 속도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05.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부처가 생각하는 한 달이 청와대에서는 한 주, 부처의 한 주가 청와대에선 하루다. 대한민국 거함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려면 집권 초 청와대와 정부가 일하는 속도를 최대한 맞추는 게 관건이다."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이 느끼는 '정책 속도감'의 차이에 대해 여권 핵심 고위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국정 컨트롤타워로 '두뇌' 역할을 하는 청와대와 '손발'이 돼 움직이는 정부의 '정책 시계'가 달리 돌아간다는 얘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두뇌와 손발이 최대한 속도감을 맞춰 국정 과제를 신속 이행하는 속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여러차례 정부·여당을 독려하고 채근하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일선 부처 공무원들에 대한 불만이 작지 않다. '일하는 속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9일 국무회의에서 "벌써 재임기간의 10분의1이 지났다. 좀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월에는 "할 일은 산더미인데, 속도가 너무 늦다", "하루를 이틀처럼 쓰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더딘 국정과제 추진 속도에 대한 답답함과 조급함을 토로하고, 청와대 참모진과 공직 사회에 초고속 업무 처리를 주문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연초부터 SNS(소셜미디어) 메시지도 부쩍 늘렸다. 이 대통령의 X(엑스·옛 트위터) 계정은 올 들어 부동산은 물론 설탕과 밀가루 담합, 교복값 등 국민 일상과 관계된 정책 현안의 공론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민감한 정책 현안을 공론화해 국민 의견을 직접 묻는 'SNS 정치'가 일상이 됐다. 집권 2년차를 맞아 국정 속도를 끌어올리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취지라는 게 핵심 참모들의 설명이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SNS 정치는 이 대통령이 정책 속도나 효과 측면에서 간접 소통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직접 소통으로 빠르고 본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지시가 구두로 혹은 공문으로 내려가면 아무래도 전달 속도가 더딜 뿐만 아니라 정확한 뜻이 희석되는 경우도 많다"며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을 부처 곳곳에 신속하게 알리는 데 SNS 메시지가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는 이른바 '6시간 법칙'이란 게 있다. 이 대통령이 지시했거나 즉각 대응이 필요한 사안의 경우 상황 보고와 초동 조치를 6시간 안에는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즉각 완료하지 못할 경우 대안 마련 후 재보고까지 늦어도 3~4일을 넘기지 않는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 대통령은 평소에도 "공무원은 눈 뜨면 출근, 눈 감으면 퇴근"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청와대 참모진이나 각 부처 장관들이 단체로 들어와 있는 SNS 방에선 새벽 1~2시까지도 지시와 보고가 오간다.

최근 중동 전쟁과 관련해 성과가 나온 원유 추가 도입 및 중동 체류 국민 신속 귀국 지원은 이 대통령의 정책 속도감을 보여주는 실례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우방국들과 공조해 국민들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민항기는 물론 군용기 등을 전세기로 활용하라고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시 당일 호형호제하는 UAE(아랍에미리트연합)의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협의에 나섰다.

양국 외교당국의 후속 실무협의 끝에 다음날인 6일부터 UAE 민항기 운항이 재개돼 우리 국민 일부가 무사히 귀국했다. 전세기 운용도 추진 중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완전 봉쇄에 따른 유가 폭등세에 대응하기 위해 UAE로부터 원유 600만 배럴을 추가 도입키로 하는 성과도 냈다. 청와대 내에 체화된 속도감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이 대통령의 속도전을 따라가느라 청와대 공무원들이 업무량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청와대 직원들은 매달 평균 62시간 이상의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통령은 "참으로 미안한 일"이라면서도 "공직자들의 손에 국가의 운명이 달려 있다. 지금은 비상상황이라 모든 시간을 갈아 넣어도 부족하다. 힘을 내자"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