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7일 오후 세종시 육군종합보급창 제1보급단 스마트 물류센터. 8000평 규모의 거대한 공간인데도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로봇팔이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3D비전카메라가 보급품의 형상·위치를 인식하면, 보급품의 분류·적재·포장·이송까지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 장비가 처리했다.
육군은 이날 육군종합보급창에서 하헌철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 주관으로 군수 정책설명회를 열고, 제1보급단 스마트 물류센터의 운영과정을 공개했다.
육군은 분류자동화·AI포장로봇 등을 도입해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스마트 물류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하차·검수 △입고 △저장 △출고 △혼합포장·분류 △적송대기 등 총 6가지 단계 중 하차·검수와 출고를 제외한 나머지 4단계를 모두 자동화했다. 무인지게차 등 각 공정에 로봇과 무인운반장비를 연계해 자동화율 70%를 달성했다.
보급체계의 자동화는 생존의 문제다. 당장 1보급단의 경우 20여년전 대비 인력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인구절벽으로 전방 인원조차 수급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인력 기반의 노동집약적, 수작업 구조의 현행 시스템은 존속하기 어려워졌다. 우리 군이 전투 등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기 위해 보급체계 개편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스마트 물류센터는 운영 4개월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물류 자동화로 2020년 대비 1보급단은 현장인력의 16%를 감축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물류처리 시간도 평균 8일에서 5일로 단축됐다. 무엇보다 자동화 전인 지난해 8만여건의 포장건수 중 인력에 의한 포장시 오분류·오배송이 36건 발생했는데, AI로봇을 도입한 지난 4개월간 오배송은 제로(0)였다.
제1보급단은 오는 2028년까지 하차 작업을 자동화해 현재 2등급에서 1등급 스마트 물류센터로 발전시키고, 2030년에는 전 작업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육군종합보급창 예하 3개 보급단의 1등급 스마트 물류센터 등급을 획득하고, AI와 로봇을 활용한 지능형 창고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군 관계자는 "민간의 경우 완전 자동화 기술을 갖고도 수익성 때문에 인력을 고용한다"며 "(군에선) 자동화는 어쩔 수 없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육군은 이날 설명회에서 △장병이 만족하는 체감형 군수지원 △민군협력 MRO(유지·보수·정비) 추진 △스마트 물류·정비체계 구축 △기동화 군수지원 기반체계 전력화 △총기·탄약 관리체계 개선 △군 재난대응체계 및 역량 강화 △미래 전장을 대비한 에너지 공급체계 구축 등 7대 주요정책도 소개했다.
독자들의 PICK!

특히, 육군 모바일 업무체계폰(AMOS)과 무전원 근거리무선통신 기술(NFC), 생체인증 기술을 활용해 총기·탄약 관리시설을 개방하는 '열쇠 없는 육군'을 공개했다. 대중교통 카드를 찍듯 휴대폰을 자물쇠에 대는 방식으로 탄약고 자물쇠를 열고 닫을 수 있는 기술이다. 육군은 이와 함께 생체인식 기반 출입통제 체계와 원격 제3자 관제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스마트 총기관리체계 개선'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육군 관계자는 "수많은 예방대책을 교육해도 총기·탄약 문제가 발생했는데 원인을 분석하면 상당수가 휴먼에러에서 비롯됐다"며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관련 행정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스마트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육군은 이날 PLS체계와 수송드론, 이동형 마이크로그리드 등의 가동 과정을 시연하기도 했다. 모두 군수지원의 기동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장비다. PLS 체계는 물자를 적재한 팔레트의 신속한 차량 상하차를 가능케하며 수송드론은 차량 접근이 어려운 산악·고립지역에 혈액팩·식량·탄약 등의 물자를 긴급 운반한다. 이동형 마이크로그리드는 작전지역에서 필요한 전력을 독립적으로 생산·저장·공급한다.
하 군수참모부장은 "민간의 전문역량과 AI·로봇 등 첨단과학기술을 군수 현장에 적극 접목해 장병들이 훈련과 작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전투부대에 필요한 군수지원을 적시에 제공하겠다"며 "대한민국의 경제력과 국격에 맞게 육군의 작전지속지원능력을 비대칭 역량으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