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전쟁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①

서동욱 더리더 편집장
2026.04.16 10:25

[서동욱의 The 밀리터리]

러-우 전쟁과 미국-이란전쟁에서 소형 드론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에 앞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비롯,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팔레스타인)·헤즈볼라(레바논)·후티반군(예멘) 등 중동 각국 무장세력들도 드론을 핵심전력으로 사용한다. 군사적 열세에 있는 두 나라, 우크라이나와 이란이 러시아와 미국을 상대로 끈질기게 저항할 수 있는 이유 역시 드론 때문이다. 전차, 장갑차 등 전통적인 지상무기들이 저가의 소형 드론에 속수무책 당하는 장면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드론을 무차별로 띄워 타격하는 '물량전'은 상대국 무기고를 빠르게 소진시킨다. 글자 그대로 '드론전쟁'의 시대다.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까? 드론전력화를 둘러싼 여정과 우리 군의 역량, 방산업계의 기술력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두바이 AFP=뉴스1) 이정환 기자 =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고속도로에서 보이고 있다. 공항 운영사는 인근 연료 탱크에서 발생한 "드론 관련 사건"으로 인한 화재 이후 항공편 운항이 3월 16일부터 점차 재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6.03.16.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두바이 AFP=뉴스1) 이정환 기자
드론 전력화, 멀고 먼 여정

군 내에서 드론을 전투체계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이를 공식화한 인물은 47대 육군 참모총장을 지낸 김용우 전 총장(재임기간 2017년 8월~2019년 4월)이다. 평소 드론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총장 재직 중 드론봇 등 5대 게임체인저(워리어플랫폼·드론봇·고위력 미사일·기동군단·특임여단) 개념을 정립했다.

* 2018년 9월에 있었던 일

육군에 '드론봇 전투단'이 창설된다. 드론봇은 드론과 로봇의 합성어다. 전투단은 지상작전사령부의 정보분야 지원부서인 지상정보단 예하부대로 꾸려졌다. 드론봇 전투단, 운영분석대대, 정보대대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드론봇 전투단은 대령이 지휘관을 맡고 병력은 80여명 규모로 구성됐다. 드론과 다목적 로봇의 조기 전력화를 목표로 했다.

* 2020년 12월에 ···

방위사업청은 '우리 군이 최초의 공격 드론을 민간 신기술로 도입했다'는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방사청은 당시 "민간 신기술이 적용된 공격 드론 3건을 '신속 시범 획득사업 계약'으로 체결했다"고 밝혔다. 당시 소개된 드론은 '자폭 드론' '소총 조준사격 드론' '소형 정찰·타격 복합용 드론'이다. 도입 물량이나 향후 도입 계획 등은 보안상 공개되지 않았다.

* 2022년 12월에 ···

북한의 무인기 침공이 있었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용산 인근 상공까지 비행했다. 이듬해인 2023년 9월 드론작전사령부 창설로 이어진다. 사령부의 임무는 감시·정찰, 타격, 심리전 등을 포괄했고 유사시 적 무인기, 핵·대량살상무기(WMD) 등 다양한 비대칭 위협을 억제하는 개념으로 시작됐다.

* 2024년 10월에 ···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지시로 무인기를 북한에 보냈다는 '평양 무인기 침투'사건이 발생한다. 이재명 정부 들어 수사가 진행됐다. 2024년 10·11월 무인기 18대가 평양·원산·개성·남포 등에 투입돼 전단을 살포했고, 작전은 전방부대·미군·유엔군사령부에 알리지 않고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 2026년 4월에 ···

특검팀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징역 20년,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계엄 선포 여건을 조성할 목적으로 한반도에 전시 상황을 만들려한 반헌법적·반인륜적 중대 범행"으로 규정했다. 이들에게 작전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판도 진행 중이다.

드론을 둘러싸고 이어진 10여년의 여정이다. 군 당국이 드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력화 계획을 오래 전에 수립했다. 하지만 남북간 적대적 드론활용, 탄핵사태 등과 맞물리며 결과적으론 '낭비된 10년'을 보낸 셈이 됐다. 이 기간 드론 전력화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했다면 지금 우리 군의 드론전력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 우리 군 드론전력은 정찰·탐지체계에 맞춰져 있다. 소형 공격드론의 전력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세종사이버대학교 국방융합학과 하대봉 교수의 얘기를 들었다. 육사(47기) 출신인 하 교수는 제1 작전사령부 작전계획처장, 1공수여단 특전여단장, 국방부 방위정책관 등을 역임했고 육군대학 총장을 끝으로 준장으로 예편했다. 하 교수와 전화통화는 4월 9일 오후에 진행됐다.

[키이우=AP/뉴시스] 19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 야타간 무인항공학교에서 스팅 요격 드론이 요격 훈련 비행을 하고 있다. 2026.03.20. /사진=민경찬

다음은 문답

-소형 드론의 효용이 재자 부각되고 있다. 앞으로 드론이 어떤 무기체계로 진화할 것으로 보나

=드론은 이제 전쟁 방식 자체를 바꾸는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미사일 한발을 사용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을 다수 투입해 유사한 효과를 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경제력과 산업기반이 군사력으로 이어지는 시대에, 고가 무기를 대체하는 드론 전력이 전략적 우위를 제공하는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우리 군은 군단·사단·대대급 무인기를 운용 중이다. 전투용 소형 드론은 운용 단계라고 보기 어렵다. 한국군의 종합적인 드론전력을 평가한다면

=드론 전력화는 추진되고 있지만 여전히 속도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대량 운용능력과 실전적 숙련도는 충분히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전력은 장비 확보에 머물러 있으며 작전개념과 운용 경험은 제한적이다. 더 큰 문제는 구조적 '지연' 문제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획득 절차와 의사결정 단계는 여전히 평시 행정의 속도에 머물러 있다. 이 간극은 곧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드론 획득과정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전력화의 성패는 기술 자체보다는 누구에게 어떤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이를 수용하고 적용하게 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획득 체계의 중심을 행정이 아닌 전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드론 전력화 사업의 경우 권한과 책임을 사단·군단급 작전부대로 위임해야 하며, 방산업체에 소속돼 있는 전문가를 제도권 내에서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전투체계를 개발한 국내외 업체 전문가가 시험·운용·평가·검증단계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는 구조적 장치도 필요하다.

-드론 전력 강화를 위해 군과 방산업계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우리는 전차, 야포, 전투기 분야에서 교훈을 얻은 바 있다. 초기에는 기술 도입과 면허생산을 통해 기반을 구축했고 점차 핵심 부품과 설계 역량을 내재화했다. 드론 역시 우수 기술을 보유한 국가와 협력해 국내 생산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검증된 외국 체계를 도입해 전력 공백을 메우고, 중기적으로는 공동개발을 통해 설계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독자 체계를 완성하는 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

-북한의 드론 위협에 대해 우리 군의 대응능력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북한은 러시아와 기술협력이 강화될 수 있고 중국을 통한 생산기반시설을 도입할 수 있다. 이란의 자폭드론인 샤헤드 드론을 연 100만대 이상 생산할 능력을 갖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방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량의 드론을 모두 요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를 위해서는 발사 이전에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정찰과 타격을 수행할 수 있는 드론 전력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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