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주택 공급 확대 공약 '착착개발'을 전면에 내세우며 정책 대결을 제안하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측은 "기존 정책의 재포장"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오 후보는 이와 별개로 러닝·피트니스 인프라 확대 등 시민 건강 중심 정책을 담은 '활력 서울'을 1호 공약으로 제시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성북구 장위14구역을 찾아 정비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단축하는 '착착개발' 구상을 공개했다. 기본계획과 정비구역 지정을 동시에 추진하고 사업 시행과 관리처분 계획을 통합해 절차를 줄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기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구역 지정까지만 지원하던 구조를 넘어 착공과 입주까지 밀착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는 "장위동은 2005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오랜 시간 사업이 표류해온 곳"이라며 "구역 지정만으로는 주택 공급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절차와 수시로 바뀌는 법령을 주민이 감당하지 않도록 정비사업 시작부터 입주까지 서울시가 함께하겠다"며 "평균 15년 이상 걸리던 정비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업성 개선 방안도 제시됐다. 정 후보는 용적률 특례 적용 범위를 준공업지역까지 확대하고, 임대주택 매입 가격 산정 기준을 표준건축비에서 기본형 건축비의 80% 수준으로 상향해 조합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500세대 미만 사업은 자치구에 재정 권한을 이양하고 모든 정비사업 구역에 시장 직속 전문 매니저를 파견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공급 확대 전략으로는 공공 정비사업과 매입임대주택 확대를 병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는 "오 시장 재임 기간 매입임대주택 공급이 7000가구 이상에서 2000가구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이를 7000~9000가구 수준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도 병행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후보를 향한 견제도 이어졌다. 정 후보는 "(오세훈 시정 동안) 민간과 공공을 구분하며 공공 정비사업을 뒷전으로 밀어냈다"면서 "현장에서 서로 정책을 발표하며 비교가 될 수 있게 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 측은 즉각 반박했다. 조은희 오 후보 측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착착개발은 한마디로 포장지만 요란한 '복붙 정책'"이라며 "서울시가 이미 추진 중인 공급 전략과 판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한 공공주택 공급, 공공정비 활성화, 토지임대형 주택 등은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이라며 "마치 새로운 것처럼 내세운 시민 기만"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생활·복지 분야 공약으로 맞불을 놨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강철 체력, 활력 서울'을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건강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도시가 설계해야 할 공공 인프라로 규정하고, AI 기반 건강관리 플랫폼 '손목닥터 9988'을 고도화해 이용자를 2030년까지 500만 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개인 건강검진 결과와 운동 데이터를 결합해 만성질환과 중대 질환 위험도를 예측하고 맞춤형 건강 처방까지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생활체육 인프라도 확대한다. 집 근처 10분 내 체력 관리가 가능한 '10분 운동권' 도시를 목표로 현재 27개인 '서울체력장'을 100개로 늘리고, 지하철역을 활용한 러닝·피트니스 공간 '펀스테이션'도 6곳에서 25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손목닥터 9988'을 통해 적립된 포인트를 디지털 건강기기 구매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추가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생활체육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니어를 위한 실내외 파크골프장 등 '우리동네 활력 충전소'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세대별 맞춤형 건강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 후보는 이날 중구·성동구을 필승결의대회에서도 정 후보를 직격했다. 오 후보는 "몇 개 한 것 두고 일을 잘했다고 한다"며 "성수동 번영의 기초를 닦은 앞선 두 시장(이명박 전 대통령, 오세훈 시장) 얘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제가 2010년에 지정한 곳인데 10년 만에 돌아와 보니 진도가 하나도 나가지 않았다"며 "자기 지역에 있는 것도 하나 챙기지 못하면서 시장이 되면 저보다 더 빨리하겠다는 말을 믿어도 되느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