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 파괴" 보수야권, '조작기소 특검' 맹폭…지방선거 연대 고리될까?

민동훈 기자
2026.05.04 16:25

[the300]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홍익표 정무수석이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조작기소 특검법' 관련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5.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을 둘러싼 공방이 6·3 전국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특검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속도 조절을 주문하자 보수야권은 이를 '셀프 면죄' 시도로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선 것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 이어 영남권까지 보수 야권의 공동 대응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특검 저지가 야권 연대의 고리로 작동할지 주목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다만 구체적 시기나 절차 등에 대해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고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 대통령의 '속도 조절' 메시지는 당초 이르면 7일 조작기소 특검법('윤석열 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의 본회의 처리를 검토하던 민주당 내부 기류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특검법에 포함된 '공소취소 조항'이 지방선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영향이다. 해당 조항은 특검이 진행 중인 사건의 이첩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유지 여부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5.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보수야권은 이를 '정권 방탄 입법'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법을 "풀 패키지 위헌"으로 규정하며 "무슨 죄를 지어도 감옥에 가지 않는 사람이 한반도에 딱 한 명 있다. 북한의 최고 존엄 김정은이다. 이재명 대통령, 최고 존엄 '넘버 투'라도 되고 싶은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같은 날 SNS(소셜미디어)에서도 "죄는 이재명이 짓고, 설거지는 당에서 하고 업무 분담이 딱 '조폭 스타일'"이라고 썼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같은 날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대통령의 '속도 조절' 메시지에 대해 "국민을 기만하려는 시간 끌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하지 말라'는 말을 끝내 못한다"며 "야권은 위기를 모면하려는 대통령의 얄팍한 언급에 단 한치도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기를 조절하자'는 말은 '지금은 들킬 것 같으니 잠시 미루자'는 신호"라고 했다.

보수 야권의 지방선거 후보들도 조작기소 특검 반대를 고리로 공동대응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와 개혁신당 소속 조응천 경기지사 후보,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 등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법내란 저지를 위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자 긴급 연석회의'를 가졌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민의힘 양향자(왼쪽부터) 경기지사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개혁신당 조응천 경기지사 후보,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내란 저지를 위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연석회의'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05.04.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이 자리에서 오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법치·민주주의 파괴를 좌시할 수 없다"며 "어느 민주주의 국가에서 본인의 죄를 스스로, 셀프 면죄를 시도하는 나라가 있겠나. 참으로 통탄스럽다"고 밝혔다. 유정복 후보는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권력자가 자기 사건을 지우는 나라가 될 것이냐, 갈림길에 서 있다"고 했고, 조응천 후보는 "법치 근간을 뒤흔드는 사법내란"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철 후보도 "전 세계 어디에도 자신의 재판을 삭제하는 법을 만드는 나라는 없다"고 했다.

이들은 회동 후 공동 성명을 통해 "이 대통령은 '임기 중 나의 혐의에 대한 공소 취소는 절대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을 받겠다'는 점을 국민 앞에 분명히 선언하라"고 요구하며 공동 대응을 예고했다.

영남권에서도 반발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이날 SNS에 "특검에게 대통령 공소취소권을 주는 것은 이전의 방탄 입법과 차원이 다르다. 아예 현행 사법제도 밖으로 나가 방탄하려는 것"이라며 "헌법 위에 설 것인지, 헌법 아래에 설 것인지, 대한민국의 초국민이 될 것인지 결정하라"고 압박했다. 박완수 국민의힘 경남지사 후보, 김두겸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이철우 국민의힘 경북지사 후보 등 국민의힘 영남권 후보들도 별도 회동을 통해 공동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부산 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접수증을 보여주고 있다. 2026.05.04. yulnetphoto@newsis.com /사진=하경민

무소속으로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비판행렬에 가세했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자기 사건 공소 취소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여당에 '알아서 해보라'고 한 것은 마피아 두목이 누구를 죽이겠다는 행동대장들에게 잘해보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은 명백한 '탄핵 사유'라며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법안 추진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속도 조절에 무게를 싣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지 안할 수 없다"면서도 "조작기소가 명확하다면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특검의 논의와 처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당내에서 의견을 나누겠다"며 "(특검법 처리의) 시기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당내 여러 의견이 있는 만큼 내부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방이 단순 입법 논쟁을 넘어 선거 구도 재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특검 저지를 명분으로 한 보수야권 공조가 수도권에서 시작해 영남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이 흐름이 후보 단일화 등 실질적 지방선거 연대로 이어질지 여부가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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