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로 향하던 한국인 2명이 이스라엘로부터 별도의 구금 조치 없이 추방됐다. 이들은 오는 22일 오전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가자지구 구호선단에 참여했다가 이스라엘 측에 나포됐던 우리 국민 2명은 제3국을 경유해 22일 오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로 향하는 국제 구호선단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 씨와 김동현 씨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한국인의 석방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스라엘 측이 특별히 한국 국민 2명은 구금시설을 거치지 않고 추방했다"며 "아울러 이스라엘 측은 이번 사안으로 한국과 이스라엘 관계가 영향을 받지 않고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한국인이 탑승한 가자지구 구호선단을 나포한 상황을 비판하며 "우리 국민을 잡아갔으니까 하는 이야기이다.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어 "우리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체포영장 발부를) 판단해 보자"며 "원칙대로 해달라. 너무 많이 인내했다"고 했다. 앞서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네타냐후에 대해 전쟁범죄 및 반인도범죄 혐의와 관련 책임이 있다고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강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체포된 우리 국민의 안전과 권익 보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국제법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이에 정부는 외교 노력에 만전을 기했다"고 했다.
김아현 씨는 '리나 알 나불시'호를 타고 이탈리아에서 출항해 가자지구로 향하던 중 지난 20일 이스라엘군에 붙잡혔으며, 김동현 씨는 자유선단연합(FFC)의 키리아코스 X호를 타고 키프로스 인근 해역을 지나던 중 지난 19일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후 우리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이스라엘 측에 우리 국민을 구금 없이 즉각 석방·추방할 것을 요청했고, 이스라엘은 이를 감안해 특별히 한국 국민 2명은 구금시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추방했다고 한다. 추방된 이들은 태국 방콕을 거쳐 22일 오전 6시 3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중 김아현씨는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활동에 참여했다가 이스라엘군에 체포된 뒤 석방됐는데, 당시 외교부는 김 씨의 여권을 무효화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박 대변인은 "여권이 무효화 된 김아현에 대해서는 여행증명서를 전달해서 귀국에 문제가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구호선단이 인도주의적 성격의 활동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플로틸라(선단)는 인도주의적 성격의 것이 아니며, 참가 선박에서 어떠한 형태의 인도주의적 지원물자도 발견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강조한다"며 "이는 오히려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테러와의 싸움이라는 이스라엘의 임무에서 이탈시키려는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이 대통령이 지적했던 해당 선박이 나포된 지점이 이스라엘의 영해냐는 데 대해 대사관은 "이스라엘은 합법적인 군사 목적에 따라, 그리고 국제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합법적인 해상 봉쇄를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해상에서 선단을 나포할 수 있는 권한이 국제 문서에 명시된 해전법(Law of Naval Warfare)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사관은 "플로틸라의 규모와 크기, 그리고 긴장 고조의 위험성 등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국제법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합법적인 해상 봉쇄를 효과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국제법에 부합하는 조기 조치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