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HMM 나무호를 공격한 발사체가 이란의 미사일로 추정된다는 공식 조사 결과를 내놨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술 분석 결과 미상의 비행체는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의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3일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국방 계열 전문가들을 현지로 파견해 나무호 잔해물에 대한 현장 조사와 기술 분석을 진행했다. 지난 15일부터는 비행체 잔해 수거물 조사도 착수했다.
엔진·탄두·화약·기체 등을 조사한 결과 이란 미사일에서 쓰이는 부품 등이 발견됐다. 박 차관은 "엔진의 경우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했고 부품에서 이란의 제조사 각인으로 추정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탄두의 경우 형태가 다소 온전한 상태인 불발탄으로 추정되었으며 이란 대함미사일 누르 또는 카데르의 탄두 형상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화약에 대해선 "완폭되지 않은 불발 상태의 고폭 화약물질을 확인했다"며 "기체의 경우 잔해물이 하늘색으로 도색되어 있는데 이는 이란산 대함미사일 누르 계열의 도장 및 색상과 같다"고 부연했다.
박 차관은 "전자기판 잔해물은 약 20~30년 전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생산 연도 고려 시 구형인 누르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조사 결과 나무호는 총 두 번의 공격을 받았는데 첫번째 탄두는 불폭, 두번째 탄두는 기폭됐다. 발사 원점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당시 나무호는 이란 내륙에서 90~100km 정도 떨어져 있었다. 대함미사일로 추정하면 비행시간이 6~7분 정도 소요됐을 것으로 보인다.
비행체는 선미 쪽으로 날아왔으며 당시 이란 방면으로 선미가 약 156도 투묘해 있었다. 이에 따라 좌측 선미 외판이 폭 약 5m, 선체 내부로는 깊이 약 7m까지 훼손됐다. 선체 안 프레임은 내부 방향으로 굴곡됐고, 선체 외판은 외부 방향으로 돌출 및 굴곡됐다.
정부는 발사체를 이란제 미사일로 결론냈지만 공격 배후가 이란인지, 고의로 공격을 감행했는지는 확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공격 배후가 이란인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여러가지 증거가 이란 쪽을 향하고 있다"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고의성은 주관적인 영역"이라며 "(이란이) 인정하지 않는 한 고의성 파악이 어렵다"라고 밝혔다.
류윤상 해군 제독은 "이란에서 생산한 미사일은 주로 이란 해군과 이란 혁명수비대 그리고 친이란 세력이 쓴다"며 "기본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이란 해군이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류 제독은 특히 "피해를 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쏜 거로 판단된다"며 "한 발만 쏜 게 아니고 두 발을 쐈다는 게 그런 의도"라고 부연했다.
정부는 외교적인 소통을 통해 사과를 요구하기로 했다. 박 차관은 "국익이라는 부분이 있기에 신중하게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
우리 선원의 안전과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의 안전을 위해 외교적 경로로 유감을 표명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날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조사 결과를 설명한다. 주한이란대사관은 그동안 이란이 나무호를 공격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박 차관은 "우리 선박 피격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