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지방선거 최고치인 23.5%를 기록했다. 정치권에서는 높은 투표율이 진보진영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기존 해석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두고 엇갈린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종 투표율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한 반면 국민의힘 등 보수진영은 정권 심판론이 투표장으로 향하고 있다며 정반대 해석을 내놨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란세력 심판론과 이재명정부의 국정운영 뒷받침을 위한 (유권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반면 최보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1050만명 넘는 유권자가 투표장을 찾아 매서운 결단을 내렸다. 이재명정부와 거대 여당의 폭정을 저지·견제하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라고 논평했다.
역대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았다. 대통령·국회의원에 비해 후보의 낮은 주목도가 원인으로 꼽히지만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시기가 맞물리며 정치적 관심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선거의 경우 월드컵 변수의 영향이 과거보다 크지 않아 선거에 대한 관심과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역대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 등 범진보진영에 유리했다. 2018년 지방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60.2%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처음 60%를 넘겼고 민주당은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가운데 대구·경북을 제외한 15곳에서 승리했다. 2006년 이후 이어진 지방선거에서 투표율 상승흐름이 꺾인 2022년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높은 투표율이 민주당 등에 유리하다는 해석은 여전히 유효하다. 핵심은 본투표율인데 최종 투표율도 (직전 선거에 비해) 뚜렷하게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번 지방선거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대선 직후 치른) 2018년 지방선거와 갈수록 닮아가는 모습"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선거 초반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가 만연했는데) 공소취소 논란으로 보수층 결집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논리적으로 맞서지 않고 '선거 후 논의하자'는 취지로 유연하게 넘어간 것이 긍정적 요인이었다"며 "(선거 승리 기대감으로 투표율이 낮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던) 진보지지층의 경우 최근 발생한 스타벅스 논란이 결집력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보수진영에서는 사전투표율이 불리한 시그널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어느 정당에 유리한지 단정하기 아직 어렵다"면서도 "본투표율이 더욱 높아져 정부·여당을 향한 분노가 투표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SNS(소셜미디어)에 "(사전투표율은) 법과 원칙을 우습게 아는 오만한 이재명정권을 향한 매서운 경고"라며 "네로황제 재림과 다름없는 이 대통령의 무도한 만행을 막아낼 브레이크는 주권자의 매서운 표심뿐이다. 무조건 '2번 국민의힘'을 찍어야 폭주를 막아낼 것"이라고 적었다.
청와대도 선거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 대통령 취임 후 1년 만에 처음 받는 전국단위 선거성적표라는 점에서 앞으로 국정운영 동력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본투표 전까지 별다른 지방일정을 갖지 않을 계획이지만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 투표참여를 독려 중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꼭 투표합시다"라며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나와 가족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적었다. 이어 "투표 포기는 중립이 아니라 내 삶과 공동체를 해치는 그들을 편드는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