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서울 송파구 등 동남권과 인천 등지의 10여개 투표소에서 준비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국민 사과에 나서는 한편 투표 마감 시각이 지난 이후에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선관위에 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투표 종료를 앞두고 송파구와 강남구, 광진구, 동작구 등 서울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 하고 대기하는 투표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 송파구 A아파트 한 주민은 "(투표용지 부족으로 대기하다) 1차로 투표 용지가 도착한 이후인 오후 5시15분쯤 기다림 끝에 투표를 할 수 있었다"면서도 "지역 유권자가 3000명인데 투표 용지를 1800장밖에 준비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황당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추가 용지가 충분히 봉인되지 않은 채 쇼핑백에 담겨온 모습을 보고 신뢰가 떨어졌다"며 "투표 용지에 감독 직인이 찍혀있지 않은 것을 보고 관계자에 상황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선관위는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하자 결국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허철훈 선관위 사무총장은 이날 밤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으로 국민여러분께 큰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국민께 불편을 끼쳐드리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허 사무총장은 "선관위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투표용지가 부족한 투표소로 용지를 이송했으며 해당 투표소에서 대기 중인 유권자는 마감시각이 지나더라도 정상적으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안내했다"며 "중앙선관위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개표가 종료되는 즉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원인과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긴급 입장 발표를 통해 "2026년 대한민국의 투표 현장에서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면서 "투표율이 높아지자 긴장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본부장은 "단순한 선거 준비 부족을 넘어 책무를 저버린 처참한 수준이라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결코 좌시하지 않고 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도 했다.
송언석 공동선대위원장도 긴급 입장문을 내고 "선거가 끝나는 대로 곧장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을 추진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면서 선관위를 향해 "오후 6시가 넘어서라도 기다리신 시민들께서 반드시 투표하실 수 있도록 투표권을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역시 "선관위에 강력 경고한다"며 "이런 식으로 유권자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건 결코 용납할 수 없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즉각 시민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 또 "투표용지가 없어 투표를 못 하는 시민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어선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은 "염려하지 말고 소중한 한 표를 반드시 행사해달라"고 밝혔다. 정 후보 측 이해식 총괄선대본부장은 입장문을 통해 "아직 투표하지 못하셨거나 현장에서 기다리고 계신 시민 여러분께서는 불편하시더라도 꼭 투표해 주시기 바란다"며 "투표 마감 전 투표소에 도착해 대기한 시민은 끝까지 투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