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 '총사퇴' 두고 또다시 격론…"좀비"vs"외계어"

박상곤 기자
2026.06.15 11:04

[the300]
양향자, 우재준 이어 총사퇴 주장…"지금 지도부는 좀비"
장동혁 "일에 선후가 있다…지금은 투표용지 집중할 때"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욱 의원, 장 대표, 김민수 의원, 정 원내대표 2026.06.15.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 총사퇴 여부를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6·3 지방선거 이후 처음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양향자 최고위원은 '좀비 지도부'라며 총사퇴를 주장했다. 장 대표는 "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반박했고, 친장동혁계도 "속셈을 감춘 외계어로 나쁜 정치를 한다"고 장 대표를 거들었다.

양향자 "리더는 책임져야" vs 장동혁 "지금은 투표용지 사태 집중할 때"

양 최고위원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다. 당 지도부 역할을 결과를 책임지는 데 있다"며 지도부 사퇴를 주장했다.

양 최고위원은 "대다수 국민과 지지자가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지도부 모두가 물러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지금 당 지도부를 어떻게 보고 있겠냐. 책임을 회피하고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들로 보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지도부 총사퇴가 민심을 따르는 합리적인 길"이라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로 불린다"며 "대한민국 미래와 보수 정당 내일을 이끌 분명한 철학과 노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후임 지도부가 이를 바로 잡고 당을 이끌 수 있게 최대한 빨리 길을 비켜줘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양향자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06.15.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양 최고위원 발언 동안 정면을 응시하며 침묵한 장 대표는 최고위 종료 직전 입을 열었다.

장 대표는 "오늘 아침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봤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를 좀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지를 보내준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양 최고위원을 정면 비판했다. 이어 "투표용지 사태에 대해 특검 하나라도 우리가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 저희를 지지해주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했다.

장 대표는 특히 "제 거취에 대한 언급은 당대표가 되고 나서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제기됐다"며 "당 지지율이 내려갈 땐 장동혁 책임이고, 올라갈 땐 장동혁과 관계없는 것이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선거에서 이기면 장동혁이 없어서 이겼고, 선거에서 지면 장동혁이 있어서라고 하는데 서너번 찾아간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당선된 윤용근 의원님은 그러면 뭐라고 설명해 드려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지도부, 양향자 십자포화…"책임질 거면 본인이 책임져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 2026.06.15.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친장 최고위원들도 양 최고위원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정직한 정치는 한국말을 하고 속셈을 감춘 나쁜 정치는 외계어를 한다"고 했다. 이어 "당의 일부 철없는 그룹이 요즘 외계어로 열심히 떠들고 있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2018년 지방선거보다 두배 이상 성과가 있었고 선거 후 당 지지율이 대폭 상승하고 있다. 책임질 이유가 없는데 '당신이 맘에 안 드니 물러나 줘'라고 하면 물러나야 하냐"며 "명분도 논리도 없는 아전인수식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미숙한 철부지 정치꾼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도 이날 최고위를 마친 직후 이례적으로 브리핑에 나섰다. 박 비서실장은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하면 본인들이 책임지면 된다"며 "재선거 이슈로 중대한 국면에 지도부 흔들기만 집중하는 분들은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비공개회의에서도 양 최고위원을 향한 비판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양 최고위원을 향해 당 지도부가 사퇴했을 경우 올림픽 공원에 나가 재선거를 외치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누가 들어줄 것이냐고 말했다고 한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양 최고위원의 '좀비' 발언에 대해 당 사무처를 대표해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한 양 최고위원이 앞으로 계속 회의에 참여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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