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당 헤게모니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오는 8월 신임 당대표 선출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가 '1인1표제' 정책을 둘러싼 당내 논쟁을 두고 한 말이다. 당을 걱정하는 의견조차 권력투쟁의 일환으로 치부되는 현실에 대한 우려가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이번 전당대회 구도가 정청래 민주당 대표 대 김민석 국무총리의 대결로 굳어지는 상황에서다.
1인1표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등가성을 회복해 당원 주권을 강화한다. 의원들 의사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대의원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당심에 더 다가갈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중앙위원회에서 찬성 60.58%·반대 39.42%로 대의원의 표 가치가 권리당원보다 최대 20배 높았던 규정을 삭제했다.
새 제도가 부작용을 수반한다는 우려도 있다. 민주당은 전국정당화를 추진 중이지만 1인1표제는 일부 의견이 인구수 대비 과다 대표될 가능성을 내재한다. 2023년 민주당 혁신안에 따르면 호남(광주·전남·전북) 권리당원은 전체 33.3%인 반면 TK(대구·경북)·PK(부산·울산·경남)는 8.7%에 그친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때도 선거인단 중 호남은 32.94%, 영남은 8.97%였다. 민주당 취약 지역의 목소리가 사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인구수가 아닌 전국 254개 지역구를 기준으로 균등 분할한 후 가중치를 주는 대의원제가 사실상 사라지면서다.
당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는 메시지다. 따라서 서울 민심도 주목해야 한다. 서울 권리당원은 18.1% 수준이다. 1인1표제는 결과적으로 다수의 지역구 및 대의원을 보유한 서울 영향력 축소를 의미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뼈아픈 패배를 한 민주당이 총선·대선에 대비해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전대를 앞두고 민주당 본산인 호남 등의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1인1표제는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사안은 아니다. 건강한 토론을 위한 분위기가 마련됐다는 의미다. 그런데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해 1인1표제를 도입한다면서도 정작 부작용을 최소화할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략 지역 투표결과에 가중치를 두는 방안을 구체화하거나 현재 30% 수준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는 등의 대안을 서둘러 논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