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대표직 사수에 나서면서 즉각 사퇴론 대신 내년 초 전당대회론이 힘을 받고 있다. 장 대표는 당분간 당 정비와 선거관리위원회 개혁, 대여 투쟁에 집중하며 사퇴론 잠재우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까지의 기간이 '장 대표의 시간'이 될지는 미지수다. '지도부 교체'에 힘을 싣는 개혁파나 친한동훈계에서도 세확장을 시도할 전망이다.
장 대표는 단식 후유증과 과로 등으로 지난 18일 입원했다. 이번 주중 복귀해 당직 인선을 시작으로 당무를 재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책위의장에는 지방선거 국면에서 정점식 원내대표와 손발을 맞춘 '경제통' 박수영 의원이 거론된다. 지방선거 '선방'을 강조하며 사퇴론을 막고 대표직을 사수한다는 게 장 대표의 기본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21일 이날 선거 결과 분석 자료를 통해 이번 지방선거 당선인 수가 야당 전환 직후 치른 2018년 제7회 지방선거보다 늘었다고 강조했다. 광역단체장 당선인은 2명에서 4명으로, 광역의원(지역구) 당선인은 113명에서 272명으로 늘었다. 장 대표에 대해서는 "선거대책위원회 출범부터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16개 시도 전체를 아우르며 후보자들의 당선을 위해 혼신을 다했다"고 평했다.
'올림픽공원' 시위와 선거관리위원회 논란도 장 대표에 사퇴론을 비껴갈 수 있는 동력이 되는 분위기다. 이 국면에서 존재감을 보이면 패배 책임론을 재신임론으로 돌릴 여지도 있다. 한 야당 의원은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지도부가 해체되지만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장 대표 사퇴에 선을 긋는 의원들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장 대표 사퇴론도 쉽게 꺼지지는 않는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현 노선으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데 당 중진을 포함한 다수 의원이 공감하는 상황"이라며 "현 체제가 이어져도 교체론이 꺼지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의원은 "광역단체장 16석 중 12석은 내준 데다, 서울시장 선거는 장 대표와의 디커플링 전략으로 이겼다"며 "선거를 이끈 대표 사퇴의 당위성이 선 것"이라고 했다.
즉각 사퇴보다 '질서 있는 퇴진'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내년 2~3월 전당대회론이 힘을 받는 배경이다. 개혁 성향 의원들 사이에서도 올가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당 체질 개선에 나선 뒤, 내년 초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기류가 있다. 당 지도부 선거에 수도권 민심을 더 반영하기 위해, 당심과 민심 비율이 8대 2인 '전당대회 룰'에 민심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논의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당대회론은 차기 당 대표의 '공천권'과도 무관치 않다. 당헌·당규상 잔여임기가 6개월보다 많이 남은 시점에 대표직이 비면 새 대표는 잔여임기만 채우게 된다. 반대로 잔여임기가 6개월보다 덜 남으면 새 대표가 임기 2년을 새로 보장받을 수 있다. 장 대표의 임기가 2027년 8월 말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2월 말 전후가 분기점이다. 결국 전대 시점은 2028년 총선 공천권과 직결된다.
국민의힘 복당과 당권을 목표로 하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행보도 주목받는다. 한 의원은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하고 사전투표 폐지법에 이름을 올리는 등 국민의힘 주류 의원들과 접촉을 넓혀가고 있다. 친한계 인사는 "한 의원이 국민의힘 주류와의 교류를 넓히는 상황"이라며 "복당은 급하지 않다. 장 대표 임기가 길어지면 한 의원과 친한계, 당 노선 변화를 추구하는 의원들이 세를 더 가다듬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