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보다 후보, 구호보다 부동산...서울시장 당락 갈랐다

우경희 기자
2026.06.24 06:00

[the300][6.3 지방선거 서울 표심 어떻게 움직였나]①머니투데이·한국갤럽 여론조사
투표 후보 결정 1순위 '후보 자질·능력'..."부동산 정책 영향" 응답 55% 과반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앞역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유세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6.06.02.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당락을 가른 건 정당 간판이 아니라 후보의 인물 경쟁력이었다. 서울시민들은 끝까지 후보를 저울질했고, 부동산 표심이 선거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가 각각 내세운 '내란 청산'과 '정권 심판'이란 정치 구호는 부동산 민심 앞에 힘을 잃었다.

머니투데이 the300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서울시장 투표 후보 결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요인은 '후보 개인의 자질과 능력'(34%)이었다. 두 번째로 응답이 많았던 '후보의 소속 정당'(20%)과는 14%포인트(p) 격차를 보였다.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항목 1·2순위를 합산한 결과에서도 '후보 개인의 자질과 능력'을 보고 골랐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9%로 가장 많았다. '후보의 소속 정당' 합산 결과는 34%에 그쳤다. 6.3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국민의힘)이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승리하는 과정에서 정당 구도보다 후보의 인물 경쟁력이 더 크게 작동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이 오 시장 지지 표심의 강한 결집으로 나타나면서 사실상 승부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이 투표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비율은 55%에 달했다. 오 시장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인원 중에서는 무려 71%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정 전 구청장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 중에선 38%만 '부동산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아 오 시장에게 결집한 응답자(71%)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잘 못하고 있다' 평가한 응답자 중 부동산 정책이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비율도 73%로 거의 일치했다. 부동산 표심이 오 후보 측 지지자 결집으로 이어졌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는 결국 인물과 정책 두 가지를 갖고 다투는 전쟁"이라며 "선거 과정에서 후보들 간 네거티브(부정이슈 공세), 교통 인프라 붕괴 등 각종 사고, 투표용지 부족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보면 인물과 정책 면에서 선택받지 못한 쪽이 패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여야가 지방선거 승리 전략으로 내세운 구호는 부동산 민심의 파도 앞에 여지 없이 휩쓸렸다. 조사 대상 서울시민 중 민주당의 '내란 완전 종식 메시지에 공감했다'는 응답은 46%로 '공감하지 않았다'는 응답(48%)보다 작았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 폭주 견제' 메시지를 내걸었으나 '비공감' 의견이 50%로 '공감'(43%)을 앞질렀다.

여권 관계자는 "서울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버렸다기보다는 민주당이 낸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중도·무당층과 부동산 정책 비판 여론을 설득할 수 있는 선택의 이유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 사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0.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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