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도, 대화도 생각없는 北…통일부 이름 '선린부'로 바꿔야"

서귀포(제주)=조성준 기자
2026.06.26 17:16

[the300]
켄트 해슈테트 전 스웨덴 한반도특사, '2026 제주포럼'서 한국 대북정책 지적

(서귀포=뉴스1) 오미란 기자 = '제2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 호텔&리조트 제주에서 외교부 세션 '대북 관여를 위한 방안 : 2018-2019년 대화 국면의 교훈과 과제'가 열리고 있다. 지난 24일에 시작해 이날까지 열리는 이 포럼은 외교부와 제주특별자치도, 국제평화재단, 동아시아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제주평화연구원이 주관한다. 2026.6.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스웨덴 한반도특사와 주싱가포르스웨덴 대사 등을 역임한 켄트 해슈테트(Kent Härstedt) CMI 마르타 아티사리 평화재단 선임자문이 남북통일의 비현실성을 지적하며 "상대방이 대화 자체를 원치 않는 상황에서 통일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선린부(Ministry of Neighborly Relations)'와 같은 이름으로 바꿔 두 국가 간의 양호한 관계를 도모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주장했다.

해슈테트 고문은 26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츠호텔에서 개최된 '2026 제주포럼'의 '대북관여를 위한 방안' 세션에 참석해 "한국은 현실과 더 이상 부합하지 않는 통일을 추구하기보다 서로 다른 체제를 가진 두 이웃 국가로서 관계를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건설적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슈테트 고문은 선린부에 대해 "두 국가 사이 관계를 관리하고, 소통을 유지하며 우발적 충돌 위험을 줄이고 신뢰를 구축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계산법을 바꿨으며, 통일을 더 이상 고려 대상이 아닌 문제(non-issue)로 보고 있다"며 "북한은 통일을 주제로 대화할 의사가 전혀 없다. 그들은 문을 닫았고, 이에 대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자신들의 전략적 태세를 새롭게 업데이트했으며, 이에 따라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으로 몇 가지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과거 우리가 가졌던 지렛대(leverage)는 이제 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더 이상 자신들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이 문제를 이미 끝난 일이자, 해결된 과제로 간주한다. 우리의 인정을 바라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해슈테트 고문은 변화한 정세에 맞춘 정부의 정책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한국 내부의 제도적 구조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상대방이 태세를 바꿨다면, 이에 반하는 제도적 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이 한국이 북한에 맞춰 (정책을) 조율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동할 수 있는 현대적인 기준으로 구조를 업데이트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했다.

세션의 좌장을 맡은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이 향후 북한과의 대화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묻자, 해슈테트 고문은 "북한은 적절한 시기가 왔을 때 다시 움직이기 위해 중국·러시아·이란 등 특정 관계들을 분명히 유지하고 있다"며 "정상회담만큼이나 실무적 과정이 매우 중요하고, 싱크탱크 같은 소통 채널과 더불어 남북한, 미국 등 주요 당사국 간의 실무 프로세스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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