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구성 협조 없다"…국토위 등 7개 상임위 거부

민동훈 기자, 정경훈 기자
2026.07.02 16:21

[the300]국토위 등 남은 7개 상임위원장도 당장 수용 안해…보이콧·특검 투쟁론 부상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02.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 협조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데 반발해,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도 당장 수용하지 않고 대여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2시간에 걸쳐 의원총회를 개최했고 많은 분들로부터 의견을 들었다"며 "결론은 이 상태대로 원 구성에 협조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강한 투쟁을 통해 나아갈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이 왜 법사위를 고집하겠나.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취소를 위한 공소취소특검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법사위를 그토록 고집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왜 서영교 법사위원장을 임명했나. 공소취소특검법을 더 신속하게 통과시켜줄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모든 부분이 맞물려 있기에 우리 당은 법사위원장을 포함해 11개 상임위를 일방적으로 가져간 민주당의 1차 원 구성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원 구성에 협조할 생각이 없다는 분명한 투쟁 방안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자당 몫 11개 상임위원장을 우선 선출했다.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둔 국토교통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장은 국민의힘 반발로 선출하지 못했고 추후 처리하기로 했다. 국토위와 산자중기위 등은 지역 현안과 산업 정책, 예산과 맞물린 핵심 상임위로 꼽힌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원구성 강행 등을 규탄하며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7.02.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당내에선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7개 상임위원장을 받아 원내 견제에 나서야 한다는 실리론과, 민주당의 원 구성 강행을 인정할 수 없는 만큼 상임위원장 수용을 거부해야 한다는 명분론이 맞서왔다. 하지만 이날 의총에서는 당장 7개 상임위원장을 받기보다 강경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의총 뒤 백브리핑에서 '7개 상임위라도 받아야 한다는 이견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안 나왔다"며 "전반적으로 강경하게 투쟁해야 한다, 의원들이 더 고생하더라도 야당의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구체적인 투쟁 방안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며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 해나가겠다"고 했다.

당내에 국민의힘 몫 상임위원장 명단이 돌고 있다는 것에 대해선 "전혀 사실관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민주당과 우리 당은 상임위원장 선출 방식이 다르다"며 "민주당은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을 지정하도록 돼 있고, 국민의힘은 의총에서 선거를 통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 이어 "특정 의원의 이름이 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우리 당을 이간하기 위한 술수 아닌가 미뤄 짐작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02.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이날 의총에선 민주당의 특별한 입장 변화가 없는 한 국민의힘이 민주당 주도로 운영되는 상임위에 협조하기 어렵다고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은 "오늘 나온 의견 중 법사위를 기어코 가져간 이유는 원내대표도 말했듯 공소취소특검법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만약 공소취소특검법을 법사위에서 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법사위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왔다"고 했다.

대여투쟁 의제로는 원 구성 문제뿐 아니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련 특검 요구도 거론됐다. 김 의원은 "상임위 배분과 관련해서는 출구전략 없이 강력 투쟁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며 "선관위의 투표용지 참정권 침해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자료 미제출, 증인 출석, 부실 답변 등으로 국정조사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에 대한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높게 나오기 때문에 빨리 야당 주도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쪽으로 강력히 투쟁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이 남은 7개 상임위원장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후반기 국회는 출발부터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남은 상임위원장까지 단독 선출할 경우 여야 대치는 더 격화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조 거부와 함께 주요 의사일정 보이콧,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장외투쟁 등 강도 높은 대여투쟁 방안을 추가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거취 문제는 이날 의총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지 않았다. 장 대표가 친한동훈계와 소장파 등을 겨냥해 징계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당내 내홍이 이어지고 있지만, 원내에서는 우선 민주당의 원 구성 강행에 대응하는 문제가 더 시급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이날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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