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9일 국회 본회의 개최를 요청하면서 7월 임시국회가 시작부터 여야 정면충돌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민주당은 본회의에 올라온 민생법안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국민의힘의 국회 복귀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후반기 원 구성 재협상과 법제사법위원장 재배분을 요구하며 의사일정 보이콧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8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무리 여야가 이견이 있더라도,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만큼은 찬성이든 반대든 표결을 통해 결론을 내는 것이 국회의 책무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민생 앞에 국회 공전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본회의 처리가 필요한 민생법안으로 장애인 학대 신고 의무 강화를 골자로 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중소기업의 협동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 공중화장실 불법 촬영 탐지 시스템 활용 등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공중화장실법 개정안 등을 꼽고 있다.
한 대행은 "현재 본회의에 올라온 59건의 법안 가운데 상당수는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면서도 별다른 쟁점 없이 심사를 마친 법안들"이라며 "국민의힘이 아무리 방해해도 국회의 시계를 멈출 수는 없다"고 했다.
이미 22대 후반기 국회는 원 구성 파행 이후 사실상 '개문발차'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법사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고,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은 아직 처리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상임위원 전원 사임계를 제출하고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조속한 상임위원회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 정상화와 민생 입법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의 묻지 마 보이콧으로 쟁점도 없는 민생법안 수십 건이 본회의에 계류돼 있고 시급한 현안들에 대한 상임위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표적인 사례가 홈플러스다.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전국 67개 매장이 문을 닫고 1만여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며 "납품업체들도 평균 7억원 이상의 대금을 받지 못해 연쇄 파산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명분 없는 보이콧은 국회의 직무 유기자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즉각 보이콧을 멈추라"고 덧붙였다.
이미 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이 선출된 상임위는 국민의힘의 참여 없이 의사일정에 돌입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산업통상부로부터 관련 업무보고를 받았다. 앞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도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재경부, 국세청 등 업무보고를 받았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일 첫회의를 연 바 있다.
법사위 충돌도 본격화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의원들은 이날 회견에서 "국민의힘은 법사위 위원과 소위원 명단 제출을 거부하며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가로막고 있다"며 "부득이하게 8일 제2차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10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개최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비롯한 주요 법안 심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사위 단독 운영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을 겨냥한 '공소취소 특검법' 추진과 검찰개혁 입법 강행을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법사위 회의장을 항의 방문해 "'장윤기 사건'에서 보듯 보완 수사권 없는 수사기관은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가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협박성 원 구성과 보완수사권 졸속 폐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