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몽골을 국빈방문해 우흐나 후렐수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 비전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공급망과 핵심광물 분야 협력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교역규모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 달성을 추진한다.
이 대통령은 9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후렐수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번 공동선언은 양국이 30여년간 쌓아온 우정과 신뢰 위에 앞으로의 시간을 '한-몽 관계의 황금시대'로 만드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통상·투자협력 확대 △공급망 및 핵심광물 분야 협력 강화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의 원칙적 타결을 거론한 뒤 "AI(인공지능)와 디지털 전환, 첨단 과학기술, 물류·인프라, 농업·축산, 보건·의료, 개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의 폭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했다. 제2국립암센터 건립사업에 대한 협력 등도 이뤄진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력도 적극 추진한다. 이 대통령은 "후렐수흐 대통령에게 정부의 한반도 평화·협력구상에 대해 말했고 후렐수흐 대통령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에 적극 공감했다"고 말했다. 몽골은 북한과 소통채널을 유지하는 국가로 2014년부터 해마다 동북아 다자안보 대화체인 '울란바토르 대화'를 주도한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15년 만에 몽골에 국빈방문했다"며 "몽골은 우리의 국익중심 실용외교 주요 파트너이며 한국은 몽골의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협력 파트너라는 메시지가 양국 국민들께 잘 전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총 21건에 달하는 협정 또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선언에 그치지 않고 양국간 실질적 협력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몽골과 핵심 광물자원 관련 실질협력이 강화된다면 경제안보 측면에서 호재다.
양 정상은 이날 △유통물류 협력 MOU △보건의료 및 의학 협력 MOU(갱신) △몽골 제2국립암센터 건립사업 관련 협력 MOU △농업과학기술 분야 협력 MOU △과학기술 협력 MOU △에너지전환 협력 MOU △2026~2030년 한-몽 문화교류시행계획서(갱신) 등 총 21건에 서명했다.
특히 과학기술 협력 MOU를 통해 자원, 기후변화 및 환경, 에너지 분야 등에 대한 공동연구는 물론 정책·인력교류 등을 추진키로 해 주목받았다. 이번 MOU를 통해 한국 정부는 국내 연구자원(광물 등)의 한계를 몽골의 풍부한 천연자원 및 테스트베드 환경과 연계한 공동연구로 극복하고 원천기술 확보 및 자원 공급망 안정 등 양국의 실익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몽골은 광물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10대 자원부국 중 하나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 데이터센터 핵심광물로 급부상 중인 형석과 몰리브덴의 생산량은 각각 연 35만톤, 3000톤으로 세계 순위 4위, 9위다. 몽골이 아직까지 채굴 중심의 산업구조에 머물러 있는 만큼 제련기술이 뛰어난 한국과의 협력강화는 호혜적 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몽골 통신사 몬차메(MONTSAME)와 인터뷰에서 "핵심광물은 산업과 기술, 국가안보를 떠받치는 전략자산"이라며 "우수한 광물자원과 성장잠재력을 가진 몽골과 광물탐사 개발기술 및 제조혁신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중요한 공급망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몽골에서 한류열풍이 지속된다는 점도 우호적 변수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몽골 인구의 60% 이상이 34세 이하로 글로벌 문화와 트렌드 수용도가 높다. 또 한국은 몽골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고 유학하는 국가 중 하나로 몽골 소비자에게는 이미 한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호감이 형성됐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 이어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도 진행됐다. 양국 경제인들은 핵심광물, 인프라 협력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한국에선 구자은 LS홀딩스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이형희 SK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