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가 쏘아 올린 보완수사권 공방…與 내서도 "신중해야"

김효정 기자
2026.07.12 12:41

[the300]

(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 어린이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장윤기는 이날 광주에선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됐다. 2026.5.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 완수를 위한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당내에서 막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장윤기 사건'으로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응할 최소한의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지난 10일 회의를 열고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의에 착수했다. 오는 10월2일로 예정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개혁 과정에서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내부 논쟁을 이어온 민주당은 지난 9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는 민주당의 확고부동한 원칙이며 당내 이견이 없다"며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그러나 최근 장윤기 사건을 통해 경찰의 부실수사와 은폐 의혹이 불거지면서 보완수사권 존치 필요성이 재점화됐다. 당초 경찰은 장윤기를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성범죄 정황을 추가로 확인,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현직 경찰 간부인 장윤기 부친의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났고 사건 담당 수사팀장도 일부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긴급체포 됐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보완수사가 아니었다면 사건의 실체를 밝혀낼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김승원 법사위 소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2026.7.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여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법사위 소속 김남희 의원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여성단체들과의 간담회 내용을 공개하며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가 없는 형사사법제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고 제도개선에 반영하겠다"고 썼다.

김 의원은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와 전건 송치 제도 폐지로 경찰·검찰 간 수사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건 처리 지연이 심각해졌으며 피해자들은 일상을 이어가지 못하고 장기간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될 경우 성범죄나 아동·장애인 대상 범죄 등 사회적 약자 사건에서 피해가 커질 수 있고,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장치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오는 13일 관련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모경종 의원도 "검찰개혁, 수사와 기소 분리, 권한의 분산과 견제는 우리 당이 국민과 약속한 시대적 과제이며 저 역시 그래야 한다는 것에 한 치의 이견이 없다"면서도 "보완수사권을 폐지해 악용될 여지가 없는 예외적인 경우까지 다 막아버리면 그 문제는 나중에 국민의 피해로 돌아올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안도 추진되고 있다. 홍기원 의원은 지난 10일 KBS라디오에서 "당에서 발의한 법안 내용이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 같기는 하지만 보완수사권을 폐지했을 때 생기는 문제들을 본질적으로 해소할 수는 없다"며 "보완수사권을 일부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저는 숙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만 했었는데 이미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법안만 발의돼 논의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며 "이 주장을 계속하려면 대안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법안 발의를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당내 이견에도 민주당은 형소법 개정안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보완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지적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며 "국민이 불이익이나 피해를 겪지 않도록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꼼꼼히 검토해 두터운 보완 방안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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