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6일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발표하자 반대 여론을 주도해 온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가 "앞뒤가 안 맞는 엉망진창인 계획"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총동창회는 이날 "앞뒤가 안 맞는 이러한 무리수는 군대를 약화시키고, 나아가서 국민을 안보불안으로 몰아넣는 반국민적 행태"라고 비판하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총동창회는 "각 군 사관학교 틀을 유지한 채 대규모의 시설 투자와 조직개편 및 제도적 변화를 통해서도 실현할 수 있음에도 굳이 기존의 육해공사를 폐교하겠다는 것은 각 군 사관학교의 정체성은 물론 역사와 전통을 끊고자 하는 획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각 사관학교의 폐지와 부지 이전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나섰다. 총동창회는 "육군의 모체이자 창설지로서 대한민국 국군의 정신적 뿌리가 서려 있는 육군사관학교를 현재의 태릉 화랑대에서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계산에서 나온 전형적인 보복 행위로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해사를 바다와 전혀 연관 없는 곳으로 옮기고서 어떻게 대양해군을 지향하고 바다로 세계로 뻗어나가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공사는 활주로는커녕 하늘조차 제대로 보기 어려운 조밀한 곳에 몰아넣어(놓고) 어떻게 우주로의 비상을 꿈꾸게 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국군사관학교 기본계획이 발표됨에 따라 당정은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마트강군 육성, 국군사관학교 창설방안 당정협의'에서 "국군사관학교 설치법을 신속 처리하고 신규 교육시설 마련을 위한 예산도 적기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반대 여론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3~15일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사관학교 통합은 '각 군의 전문성과 특수성이 약화되므로 반대한다'는 비율이 55%로, '육·해·공군 합동작전 역량이 강화되므로 통합에 찬성한다'는 의견(34%)보다 높았다.
국방부는 기본계획 발표 이후 각종 공청회와 정책설명회를 거쳐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인구절벽과 전장 변화에 따른 군 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하면서 통합사관학교 설립이 군 개혁의 핵심 지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인구절벽과 학령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을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대응이 불가능하다"며 "미래전 양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도 대비해야 한다. 과거의 사관학교 통합처럼 논의만으로 끝날 게 아니라 실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 태릉에 있던 육사가 국군사관학교로 통합되고 대전 자운대로 가게 되면 우수 생도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300점 만점인 육·해·공사 1차 필기시험 입학 합격선은 최근 공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퇴율이 15%를 웃도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사관학교 통합을 넘어 초급간부 처우 개선, 전역 후 진로 보장 등 군이 매력적인 일터가 될 수 있도록 근본적 구조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사관학교 체계를 계속 운영하면 떨어지고 있는 성적이 좋아지고, 급변하는 미래에 대비할 수 있겠나"라며 "사관학교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한 통합은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