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9월 미중 회담·11월 中 선전 APEC…북미 대화, 관건적 시기"

조성준 기자
2026.07.23 16:45

[the300]
정동영 통일부 장관, 취임 1주년 기자단 대화
정부, 선(先)비핵화론 폐기…"선비핵화, 현실성 없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북한학 전공자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7.23.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오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북아시아 방문이 한반도 평화공존의 '관건적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23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모든 시간이 (남북 관계에 있어서) 관건적 시기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9월 시 주석의 방미와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의 미중 정상회담 그리고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선전 방문 등의 계기가 중요하다"며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나기 위해선 오는 8~9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상상력과 지혜를 동원해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본인이 중국·러시아 방문을 고려하냐는 질문에 정 장관은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가능성도 제기되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동방경제포럼에 한국 정부 대표단 참석 필요성도 언급했다.

정 장관은 "지난해에는 우리가 여러 사정으로 대표단이 가질 못했는데, 과거엔 박근혜·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한 바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한러관계의 개선에 관심이 있으며, 우리도 관심이 있는 만큼 어떤 수준이 될지 몰라도, (정부 차원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모스크바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 정 장관은 "추정은 할 수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방러가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을 준비하기 위함이라는 것은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지난 1년간 추진한 통일부의 7대 개혁 중 하나로 '평화 전략의 개혁'을 언급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지난 정부의 선(先)비핵화론, 선핵폐기론,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사실상 폐기한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 대신 핵 없는 한반도 실현으로 목표를 재정립했다고 말씀드린다. 평화를 선도하는 북핵 우선 중단 전략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선비핵화론 폐기가 정부의 전체 지침이냐는 질문에 정 장관은 "선비핵화를 (북한과의 대화에서) 내세운다는 게 현실성이 있는가"라며 "초강대국인 미국·중국도 선비핵화론을 사실상 폐기한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현실에 기반해서 볼 때 선비핵화를 과거 정부가 외쳐온 건 다분히 국내 정치용이었다"고 주장했다.

비핵화 협상 없이도 북한과의 평화체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냐는 질문에 정 장관은 재차 "지금 비핵화 협상이 되고 있나. 남북 대화가 끊어진 지 7년째인 상황에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먼저(가 돼야 한다)"며 "대화의 시작점에 선비핵화가 있으면 (북한과) 대화가 안 된다. 그 문제의식을 담은 게 선비핵화 폐기"라고 답했다.

또 정 장관은 주한미국대사로 임명된 미셸 스틸 대사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관련 질문에 정 장관은 "(스틸 대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7월 말 부임하는 것으로 안다. 부임하시면 만날 기회가 곧 있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