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매장, 자동판매기의 신분증 검사 장치가 제조 단계에서부터 '국가 인증'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위조 신분증을 더 잘 걸러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허술한 장치를 시장에서 걸러내자는 취지에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담배·주류·성인용품 등을 비치해 둔 성인용 무인 매장과 자동판매기, 무인 숙박업소 등에 사용되는 성인 인증 장치에 국가 인증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행법상 무인 매장 등의 자동판매기에서 성인인증 장치가 제 기능을 하는지 확인하는 국가 기준은 없다. 이에 장치를 달았는지만 확인할 뿐, 제대로 위·변조 신분증을 걸러낼 수 있는지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가 시내 전자담배 자동판매기 415대를 점검한 결과, 40.5%에 해당하는 168대가 위·변조 신분증을 구별해내지 못했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안에는 성인 인증 장치를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단계에서부터 국가 인증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용자의 나이와 본인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고, 타인의 신원 확인수단 부정 사용과 위·변조 신분증 등을 걸러낼 수 있는 공통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도 도입에 따른 부담이 기존 사업자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보완책도 마련했다. 법 시행 당시 이미 설치·운영 중인 장치에는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인증받은 장치로 교체하거나 기존 장치를 기준에 맞게 개조·보완할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배 의원은 "무인 상점과 무인 자판기가 일상화된 만큼 아동·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성인인증 표준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크다"며 "허술한 장치는 시장에서 걸러내고, 사업자와 국민 모두가 믿을 수 있는 국가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여주기식 설치 의무를 실제로 작동하는 안전장치로 바꾸겠다"며 "소상공인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으면서도 청소년 보호의 실효성은 확실히 높이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