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상 쟁의 대상을 시행령 등으로 보다 명확히 규정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지시했다. 부동산 보유세 인상 등을 담은 정부의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선 "반론이 있으면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보완 필요성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해석과 법률이 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다르다"며 "(노란봉투법 쟁의 대상에 대해) 명백한 것들은 기준을 명시해 달라는 요구가 있던데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적극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호남 반도체 투자 문제를 교섭의 핵심 의제로 삼겠다고 밝힌 삼성전자 노조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김 장관에게 "시행규칙에 해당하는 지침들을 정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노동부는 쟁의대상 관련 해석을 보강했는데 이 대통령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시행령 작업을 재차 지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법률 시행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정하는 것은 헌법이 정한 행정부 권한"이라며 "법률의 위임이 없으면 못 하는 게 아니라 법률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 법의 시행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의 입법예고 기간 중 타당한 반론은 경청하라고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정부가) 안을 낼 때는 변경 여지가 있는 것"이라며 "또 다른 타당한 의견이 나오면 반영하는 것이 옳은 태도"라고 했다. 특히 "세금을 만지는 사람은 욕을 먹게 돼 있다"며 "(세제를) 바꿔 혜택을 보는 쪽은 가만히 있고 부담이 늘어나는 쪽은 반감을 갖는다. 그러니까 무조건 기어다니시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 연내 제정을 추진하는 메가특구 특별법에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특례를 둘지 여부를 두고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서도 "(부처 간 이견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엇박자나 갈등이 아니라 민주적인 토론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예전에는 정부가 외부에는 확정된 의견만 내고 관철해 나가면 밀실 행정으로 지적받았다"며 "(부처간) 이견을 드러내 조율해 가는 과정은 민주적"이라고 했다.
아울러 "민주노총 출신의 노동부 장관과 기업 임원 출신의 산업부 장관 (사이의 이런) 논쟁은 당연한 논쟁이다. 저는 논쟁을 하라는 뜻"이라며 "논쟁을 해야 국민들이 다투지 않는다. 각료들이 다투지 않으면 국민들이 다투게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자살 관련 대책을 보고 받고 "해결할 수 없는 채무는 정리를 하는 게 채권자에게도, 채무자에게도, 사회에도 다 좋다"며 "법률구조공단뿐 아니라 신용회복위원회나 금융기관, 대출기관이 스스로 좀 청산을 해야 한다. (채권을) 무조건 팔아서 그 추심하는 고통을 가하지 않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상 초유의 폭염 대책과 관련해 "기후재난 관점에서 최저 주거기준의 개정을 적극 검토하고 고시원과 비닐하우스, 판자집 같은 주택 이외의 거처에 대한 개선 작업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취임 후 세종에서 네 번째 국무회의를 주재한 이 대통령은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 의사당 건립에 속도를 내고 관련 인프라 정비도 차질 없이 진행해달라"며 "우리 정부 임기 내 세종 집무실 시대를 열고 마지막 국무회의도 세종 집무실에서 개최한다는 자세로 총력 다해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