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성무 기자 =
특허등록을 하면서 발명내용을 기재하는 청구항(Product by Process claim)에 제조방법을 적어냈더라도 그 방법은 발명에 해당하지 않고 결과물인 '발명품' 자체를 발명으로 봐야 한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일본 캐논㈜가 윤모(60)씨 손을 들어준 특허심판원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제기한 특허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 중 일부를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의 특허요건을 판단함에 있어 그 기술적 구성을 제조방법 자체로 한정해 파악할 것이 아니다"라며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해 특허청구 범위의 모든 기재에 의해 특정되는 구조나 성질 등을 가지는 결과물인 물건 자체를 발명으로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의 쟁점은 출원 전에 공지된 선행기술과 비교해 신규성, 진보성 등이 있는지 여부였다"며 "그런데 제조방법에 관한 발명의 진보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결과물인 물건도 진보성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캐논이 2001년 4월 특허등록을 해놓은 '폴리비닐알코올계 중합체(PVA) 필름 및 편광필름'이 이미 공개된 제조방식으로도 제조가 가능해 '진보성'이 부족하다며 2007년 6월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했다.
문제가 된 편광필름은 여러 방향으로 진동하면서 입사되는 빛을 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빛을 의미하는 '편광'이 되도록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주로 노트북·TV 액정(LCD), 입체영화 안경 등에 장착된다.
윤씨가 특허무효를 주장하며 근거를 제시한 제조방식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일본 공개특허공보에 게재된 '막의 제조방법', '편광막의 제조법', '폴리비닐알코올계 위상차필름' 등 편광필름 등 제조에 관한 것이다.
특허심판원은 2008년 3월 "이미 공개된 제조방식으로도 캐논이 특허등록한 발명품을 만들 수 있다"며 캐논 편광필름 제조방식의 '진보성'을 인정하지 않고 윤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캐논은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특허법원은 반대로 '진보성'을 인정해 "위법이 있으니 특허심판원 심결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캐논과 윤씨는 서로 다른 제조방법으로 같은 제품을 생산해 사건 쟁점은 제조방법에 '진보성'이 있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캐논의 특허발명 청구항 4개 가운데 3, 4번째 발명의 경우 제조방법을 기재한 청구항(Product by Process claim)의 해석방법이 문제가 됐다.
PbP 청구항의 해석에 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동일성설'(물건 자체를 발명으로 본다는 견해)과 '한정설'(제조방법 발명으로 한정하는 견해)이 대립돼 왔다.
대법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법원은 2006년 대법원 판결 후 두 가지 견해를 모두 인정해왔지만 이번 판결로 '동일성설'을 취한다는 것으로 판례를 변경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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