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5일부터 동네 병의원에서 금연치료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되는 가운데 정부가 담뱃값 인상은 서둘렀지만 흡연자 지원 정책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담뱃값 인상 이후 병의원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까지 2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되면서 금연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친데다, 폐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폐암 건강검진 지원은 시행조차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담뱃값 인상 후 병의원 금연치료 지원까지 2개월 소요=담뱃값 인상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지난해 12월2일. 그러나 정작 병의원 건강보험 적용은 3개월이나 지난 2월25일부터 시행된다. 담뱃값 인상안의 입법예고가 속전속결로 진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거북이걸음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액이 확정돼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어 지난 3일에야 IT업체에 시스템 개발을 발주했다"며 "설 명절이 끝나자마자 의료기관에서 진료비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스템 개발에 1개월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담뱃값 인상안 통과 직후 시스템 구축작업에 나섰다면 지원 시기를 1개월 정도 앞당길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병의원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이 이달 말부터 가능해 담뱃값 인상 초기에 흡연자들을 금연프로그램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는 판단이다.
◇ 폐암 국가 암 검진 추가는 모르쇠?=특히 금연치료처럼 눈에 보이는 지원에는 힘을 쏟으면서 담배 때문에 발생하는 폐암 예방 지원에는 소홀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국가 암 검진 개편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국립암센터를 통해 5대 암 외에 폐암이나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을 개정하기로 했다. 국립암센터의 최종 검진 권고안은 5~6월께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5대 암에만 시행하는 국가 암 검진에 실제로 폐암이 포함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의료계 지적이다.
조문준 폐암학회 이사장(충남대병원 교수)은 "국내에 결핵환자가 많아 결절 등이 암으로 오진될 가능성이 있고 흡연자가 흡연 이력 등을 속일 경우 검사 비용이 급증할 우려가 있어 복지부가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폐암은 국내 사망률 1위암이지만 마땅한 조기 검진 방법이 없어 국가 암 검진 대상에서 제외돼왔다. 그러나 2011년 미국 국가폐암검진연구(NLST)에서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 폐암검진으로 폐암 사망률이 20% 줄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류정선 인하대병원 폐암센터 소장은 "과거 폐암 검진 생존율 연구 결과에 오류가 많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NLST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논란이 수그러들었다"며 "저선량 CT를 통한 폐암검진은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국가 암 검진에 꼭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폐암학회에 따르면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 권고 기준에 해당하는 우리 국민은 남성 150만명, 여성 5만명 등 155만명이다. 이중 70%인 108만명이 저선량CT 검진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1인당 10만원, 총 1080억원이 필요하다.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세수 증가분 2조7800억원의 2% 정도다. 이 때문에 폐암의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폐암을 국가 암 검진에 포함시키는 것이 한결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가 암 검진 개편안은 아직 논의 단계로 폐암을 국가 암 검진에 포함할지는 확정된 것이 없다"며 "의학적 타당성과 정부 예산을 종합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