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다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발인일인 13일. 충남 서산의료원과 인근 교회에서 진행된 발인식은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600여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됐다.
유가족과 경남기업 관계자, 조문객들은 이른 아침부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준비했다. 성 전 회장의 두 아들은 차분한 표정으로 발인에 임했다. 성 전 회장의 부인은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흐느끼며 부축을 받는 모습이었다.
이날 8시40분 서산중앙감리교회에서 진행된 발인예배에는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과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도 참석했다. 박성호 장례위원장과 김명회 시인은 인사말과 조사를 통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김 시인은 "이제 무거운 짐을 다 내려놓고 어머니 곁에서 편히 쉬시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만난 한 지역 주민은 "서산에 아까운 인재가 갔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고인은 서산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노력한 분"이라며 "서해안에 유류 사고가 났을 때 하루에 2∼3시간씩만 자면서 현장에서 뛰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고인의 장지는 어머니의 묘소 곁에 마련됐다. 성 전 회장의 아들은 "생전에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셨던 배지 네개를 함께 묻는다"고 말했다. 고인이 가장 좋아했다는 사랑과 나눔의 배지, 회사 배지, 국회의원 배지, 서산장학재단 배지가 고인과 함께 묻혔다.
유족 관계자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유서를 통해 아들에게 "집 한채도 물려주지 못하고 떠나 미안하다"고 밝혔다. 또 고인이 어머니의 뜻을 받들어 설립한 서산장학재단을 계속 이어가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의 아들은 장지에서 "세상이 당신을 외롭게 하고 오해해도 모든 것을 지고 지켜주기 위해 내려놓으신 점이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장례절차가 모두 끝난 후 성 전 회장이 운영했던 충청포럼의 민병구 운영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고인은 기업을 하면서 무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파렴치한 행동은 안했다고 했다"면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말하고, 이루려 했던 소망들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