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청장님, 지방청 생기면 민생치안 좋아지나요

신희은 기자
2015.07.07 05:37

강신명 경찰청장이 최근 전국의 각 지방청을 연이어 방문하고 있다. 경찰청 주요 치안정책방향을 현장 경찰관과 공유하고 정책 이해관계자 간담회 등을 통해 공감대를 확보하자는 차원이다.

경찰청장 입장에선 치안서비스가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다보니 지방에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직접 가서 생생한 여론을 듣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다. 경찰청장 1명이 전국 13만 경찰을 진두지휘하는 '중앙집권적' 조직 구조에서 청장의 지방청 방문은 지휘부 화상회의 등으로는 메울 수 없는 소통의 간극을 메우는 중요한 행사이기도 하다.

이번 강 청장의 일련의 지방 방문에선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지방청을 신설하거나 승격하고 기존 경찰서를 분리하겠다는 '약속'으로 지역 언론에 자주 대서특필됐다는 점이다.

지난달 18일 경기2청을 찾은 강 청장은 "올해는 (가칭)경기북부경찰청이 독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찰창설 70주년의 뜻깊은 해인만큼 경기북부주민들의 열망을 담아 경기2청을 광역지방청에 준하는 독립청으로 승격 대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달 4일 충남청을 방문한 자리에선 "세종경찰서장 직급을 총경에서 경무관으로 상향 조정하고 세종남부경찰서를 신설하는 방안을 행정자치부와 협의중"이라며 "세종지방경찰청 설립에 공감하지만 치안수요 등을 고려해 1개 경찰서를 먼저 신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19일엔 울산청을 방문해 "울산 남구지역은 대규모 산업단지뿐 아니라 유흥가가 밀집해 있다는 지역적 특성이 있다"며 "인구 50만명이 분서 기준이나 남부경찰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부터라도 분서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장은 경기2청을 독립청으로 승격하는 게 '경기북부주민들의 열망'이라고 표현했다. 또 세종청 설립에 앞서 '치안수요'를 고려해 먼저 관할 경찰서를 추가 신설하는 게 맞다고 했다.

지방청을 승격하고 신설한다고 지역 치안서비스가 개선될까. 경찰청장의 이 같은 약속은 '인사적체'에 빠져있다는 경찰 고위직의 승진 길을 터주려는 방안에 불과할 뿐 치안수요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경찰은 수사, 형사 등 치안 현장보다는 기획부서에 인력이 집중된 기형적 형태의 조직이다. 우수 인력이 현장보다는 지방청 혹은 본청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비율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지방청 하나가 신설되면 지방청장부터 부장, 과장 등 경찰 고위직 자리가 대폭 늘어 인사에 숨통이 트이는 효과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는 지구대, 파출소, 경찰서에서 소화하는 민생 치안과는 무관하다.

현재 울산청 산하에는 남부, 동부, 울주, 중부 등 경찰서가 단 4곳 뿐이다. 대전청, 광주청도 관할 내 경찰서가 각각 5곳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민생 치안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면 지구대, 파출소, 일선서 인력을 충원하고 지원해야지 지방청을 늘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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