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카메라' 범죄의 원인으로 불법 음란물 유통·거래 사이트가 지목받고 있다. 최근 워터파크 몰카 역시 '판매' 목적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몰카를 활용한 음란물이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더 많은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유명 음란물 유통·거래 사이트들이 해외에 거점을 둬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은 상태다.
온라인 캠페인 커뮤니티인 아바즈(AVVAZ)는 최근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대표적인 불법 성인사이트인 '소라넷'의 폐쇄를 요구하는 10만 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15일 오후 9시 현재 청원자수는 2만779건으로, 10만명을 달성하면 청원서를 강 청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소라넷은 1999년에 만들어진 국내 최대 온라인 음란물 사이트로 각종 몰래카메라와 아동·성인 음란물 등을 별다른 제한없이 접할 수 있다. 특히 '아내', '여자친구' 등의 제목을 단 일반인 여성들의 사진과 동영상이 무작위로 게재되고 있으며, 일부 이용자들간 금전을 댓가로 거래도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라넷 외에도 유사한 형태의 음란물을 유통하는 불법 사이트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이들 음란사이트에선 공공연히 몰카 영상을 거래하거나 자랑삼아 올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유명 워터파크 여성 탈의실에서 촬영된 몰카는 100여만원에 거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몰카를 촬영한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돈을 벌기 위해 그랬다"고 진술했고, 몰카 촬영을 사주한 의뢰인은 "개인 소장용이었던 것이 유출됐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성인사이트에서 알게 된 이용자에게 돈을 받고 몰카 일부를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행법상 아동 음란물을 포함해 모든 음란물을 촬영, 유통·거래는 불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무작위로 음란 사진·영상이 대중에 살포되고 있다"며 "청소년 등에게도 무방비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찰은 소라넷과 같은 불법 음란물 사이트 단속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우선 경찰과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내에서는 이들 사이트에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도메인 접속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효과가 극히 제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이들이 사이트 주소(도메인) 일부만을 바꿔가며 운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기존 주소가 'soranet.com'이라면 국내 접속 차단시 'soranet1.com'이나 'soranets.com' 등으로 도메인을 바꾼 채 사이트 내용은 그대로 유지한다. 또 바뀐 도메인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알려 기존 이용자들이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또 이들 음란물 사이트들이 음란물 법으로 허용하는 국가인 호주·캐나다 등에 서버를 두고 있어 수사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아동음란물' 위주로 수사한 뒤 해당 국가에 협조 요청을 구하는 실정이다. 특정 국가의 사이트 출입을 차단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무역업체 등 선의의 피해자를 일으킬 소지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합법적으로 음란물 사이트들을 해킹할 수 있는 권한이라도 주어진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몰카 등을 활용한 음란물 유통 근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해외에 있는 서버만 수사해도 실적이 엄청나겠지만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물을 포괄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국제법이 마련되지 않는 한 매번 한 건마다 국가 간 협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