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법은 그만

이경은 기자
2015.11.20 07:06

오는 2017년 사법시험 폐지를 앞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사시를 유지할 것인가 애초 계획대로 없앨 것인가를 놓고 법조계에선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양측 의견 모두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6년 전 합의를 통해 결정한 법안을 이제 와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게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의문은 강하게 남는다.

수십년간 치러졌던 사법시험의 폐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돼왔다. '법조카르텔'이라 불리던 연수원 기수 서열화를 토대로 한 사시 합격생들의 유대관계, 고시낭인 양산, 고시 합격을 위한 사교육 치중이 대표적이다. 이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 로스쿨 제도다.

물론 로스쿨 제도 역시 기존 사법시험제도의 폐해를 모두 해소하거나 보완하는 대안으로서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지난 6년 동안 로스쿨 제도는 숱한 논란과 변화를 거쳤다. 그 과정에서 방통대, 야간 로스쿨에 대한 논의가 등장했고 변호사 시험 성적 공개가 결정됐다. 교육부에선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교수 정원에 대한 방안도 제시했다.

로스쿨제도는 시행된 지 10년도 채 안됐다. 어느 제도든 자리를 잡고 정착하기까지는 시행착오가 따르며 개선도 필요하다. 그러나 사시를 유지하고 법조인력 양성로를 이원화하자는 주장은 제도 개선 기회를 박탈하고 제도를 무효화 할 수 있다.

아직까지 법조계는 사시 출신들만의 리그다. 사시 존치는 이 리그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높다. 사시로 뽑는 인원이 적으면 적을 수록 그들의 유대관계는 더욱 공고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 제도의 병존으로 각각의 문제점은 해결하지 않은 채 힘겨루기와 분열만을 거듭할 공산이 크다.

로스쿨은 더 많은 국민들에게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기존보다 더 많은 법조인력을 배출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애초 법안의 취지에는 '국민'이 있었지만 6년여간 끊이지 않던 공방과 날로 격화되는 두 입장의 갈등에선 국민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대하던 보상심리를 충족시킬 제 밥그릇 챙기기, 주도권 선점을 위한 속내로 6년전 합의를 뒤흔드는 것으로 비춰질 뿐이다. 법조인들의 이런 다툼은 법에 대한 신뢰를 더 떨어뜨리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