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 세상]방송 탄 맛집?…"누가 여길 뽑은거야!"

백승관 기자
2016.04.10 06:11
[편집자주] 일상 속에서 찾아내는 정보와 감동을 재밌게 풀어내는 코너입니다. 좁게는 나의 이야기로부터 가족, 이웃의 이야기까지 함께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3대천왕 맛집' '수요미식회 맛집'을 검색하면 블로그만 수백개가 뜹니다. SNS에는 #3대천왕_순대 #수요미식회_냉면 등 해시태그를 단 인증샷이 넘쳐납니다.

맛깔나게 음식을 먹는 패널들을 보면 "꼭 한번 가 봐야지"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블로그·SNS의 맛 평가도 만족스럽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입맛이 다른 탓일까요. 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불만 글들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3시간 차 타고 가서 줄까지 서서 먹고 왔는데…동네 음식점이랑 차이점을 모르겠다" "여기 누가 선정한거냐, 멀리서 왔는데 정말 후회된다" 등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누리꾼들도 있습니다.

'진짜 숨겨진 맛집'을 소개한 경우도 논란이 되기도 합니다. "동네주민들이 편하게 찾던 곳이었는데 방송 이후 외지 사람들이 많아 밥 한끼 먹기 힘들어졌다"며 못마땅해 하기도 합니다. 갑자기 늘어난 손님을 감당못해 서비스는 물론이고 음식의 질도 떨어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요즘 웬만한 음식점에 가면 '어디어디' 방송에 나왔다는 입간판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우스갯말로 '방송에 안 나온 집' 찾기가 어렵다고 할 정도입니다.

방송 700회가 넘은 '찾아라 맛있는 TV'부터 '식신로드' '테이스티로드' 등 음식점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어제오늘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음식점 선정은 어떻게 하는지 논란 역시 계속 되풀이 돼왔습니다.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미슐랭 가이드 서울편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베르나스 델마스 미쉐린그룹 부사장. /사진제공=프레인

'2017 미슐랭(미쉐린) 가이드'의 서울편이 연말 발간된다는 소식에 서울의 주요 호텔들이 분주해졌다고 합니다. 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방문한 경우 특별히 주의하라는 당부도 내려왔다고 전해지는데요.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공신력 있는 '음식점 가이드북' 미슐랭은 어떤 방식으로 누가 선정하는 것일까요?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단은 철저히 베일에 쌓여 있습니다. 그들은 손님으로 가장해 한 식당을 1년 동안 5~6차례 방문하고 점수를 매긴다고 합니다.

미슐랭 가이드 평가단은 ①요리 재료의 수준 ②요리법과 풍미 ③ 창의적 개성 ④가격에 합당한 가치 ⑤전체 메뉴의 통일성과 변함없는 일관성 등 5가지를 기준으로 심사를 하고 별점을 줍니다.

☆ 별 1개는 요리가 특별히 훌륭한 집

☆☆ 별 2개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찾아갈 만한 집

☆☆☆ 별 3개는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은 집

TV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게 '미슐랭'급의 검증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최상의 식재료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류 레스토랑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니 말입니다. 하지만 음식 소개를 하며 너무 과장되게 포장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 인생 최고의 치킨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먹었던 곱창은 곱창이 아니었군요" 등 미식가 패널들의 호들갑스러운 칭찬은 시청자들을 현혹시키고 실망을 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사실 미슐랭은 프랑스의 타이어 회사입니다. 타이어 회사가 왜 음식점 소개 책자를 만들었을까요? 1900년 미슐랭은 타이어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자동차 여행안내 책자를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고객들이 더 많이 여행을 다니면 더 빨리 타이어가 닳고 교체주기가 빨라질 것이란 계산이었습니다.

세계적 권위를 지닌 식문화 매거진 '미슐랭 가이드'는 타이어 회사의 별난 마케팅으로 탄생했습니다. 실제 타이어 교체 주기가 빨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슐랭'이라는 기업의 이름을 알리는 데는 성공한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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