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컴퍼니로 170억 사기대출 일당 적발

윤준호 기자
2016.06.30 12:00

허위 매출신고로 1년간 약 170억원 사기대출, 알선브로커·은행임직원 등 무더기 검거

사실상 폐업상태인 페이퍼컴퍼니를 인수한 후 허위 매출신고로 사기대출을 일삼은 일당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서봉규)는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사기대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A주식회사 실사주 안모씨(41) 등 13명을 구속기소하고, 7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페이퍼컴퍼니 10개를 인수, 조작한 재무제표로 매출액을 부풀린 후 시중은행 8곳에서 약 170억원을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실적이 없는 페이퍼컴퍼니를 개당 5000만~1억원에 사들인 뒤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세무서에는 연매출이 80억원에 이른다고 거짓 신고했다.

이후 은행 임직원과 친분이 있다는 대출 브로커 5명을 고용, 알선수수료 2000만~8000만원을 지급하면서 사기대출을 진행했다. 1건당 대출금은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21억원에 달했다.

대출사기범, 알선브로커 외에 시중 은행 지점장 등 임직원 3명도 붙잡혔다. 이들은 부실 심사로 안씨 등에게 대출을 허락하면서 대가로 1850만~2억4500만원을 챙긴 혐의(업무상배임 등)를 받고 있다. 브로커 5명과 임직원 3명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페이퍼컴퍼니가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었던 데엔 '기간 후 신고'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기간 후 신고'는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뒤에도 사업자가 과세표준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는 제도다. '기간 후 신고'가 있을 시 세무서는 사업자가 납부기한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표준재무제표증명서 등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해준다.

검찰 관계자는 "'기간 후 신고' 제도에 대해 엄격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관기관에 필요한 사항을 건의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이번과 같이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사기대출의 수사, 적발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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