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원 롯데 부회장 차량서 A4 4장 유서 발견 "회장은 훌륭한 사람"

윤준호 기자
2016.08.26 10:30

A4용지 4장 분량 유서 나와… "먼저 가서 미안하다" "롯데 비자금 없다" 등 내용 담겨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사진=머니투데이DB

롯데그룹 2인자로 통하는 이인원 부회장(69·정책본부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부회장 차량 안에서는 A4용지 4장 분량 유서가 나왔다.

경기 양평경찰서는 26일 오전 7시10분쯤 이 부회장이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한 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날 숨진 현장 근처를 산책하던 마을 주민이 이 부회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인근에 세워진 이 부회장 차량에선 A4용지 4장짜리 유서가 나왔다.

이 부회장이 남긴 유서에는 '먼저 가서 미안하다'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고 정확한 사인을 파악 중이다. 구체적인 유서 내용은 유가족 동의 여부에 따라 공개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습한 시신에서 나온 신분증과 지문을 토대로 신원을 파악했다"며 "신원 확인 결과 이 부회장으로 확인했고 타살 정황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신 부패가 진행되지 않은 점에 비춰 목숨을 끊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 받을 예정이었다. 그는 롯데그룹 경영비리 의혹 수사에서 주요 피의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부회장은 그룹 심장부 격인 정책본부 수장을 맡아 업무를 총괄해왔다.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한 이 부회장은 신 회장 후임으로 2011년 정책본부장에 올랐다.

그는 2인자로서 그룹 업무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처음엔 신격호 총괄회장(94) 측근으로 분류됐으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61) 쪽으로 돌아섰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을 모두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다는 점에서 총수일가 기업비리 전반을 알고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검찰은 롯데건설에서만 500억원대 비자금이 조성됐다고 파악 중이다. 검찰은 이 비자금이 롯데 정책본부에 흘러가 최종적으로 신 회장 등 총수일가를 향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당초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롯데그룹에서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된 경위와 사용처 등을 캐물을 방침이었다. 횡령과 배임, 탈세 등 롯데에서 빚어진 기업비리 전반이 조사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경위를 파악 중이다. 수사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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