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동남 지역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했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까지 강도 높은 여진이나 대규모 해일의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32분 경북 경주 남남서쪽 8㎞ 육상에서 규모 5.8 강도의 지진이 발생했다. 직전 오후 7시44분에는 경북 남남서 쪽 9㎞ 지역에서 규모 5.1의 전진(본 지진에 앞서 발생하는 지진)이 감지됐다.
이날 경북과 경남, 제주 등 남부지역은 물론 서울에서도 지진이 감지됐다.
규모 5.8의 강진은 한반도 지진 관측사상 역대 최대 강도다. 이전 역대 최대규모는 1980년 1월 북한 평안북도 삭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3 지진이다. 2004년 5월 경북 울진과 1978년 9월 경북 상주지역에서는 규모 5.2 지진이 각각 발생했다.
본 지진에 앞서 발생한 전진도 역대 5번째 규모로 불과 1㎞ 거리에서 한 시간 안에 규모 5.0 이상 강진이 연이어 발생한 셈이다.
최근 발생한 규모 5.0이상 지진은 올해 7월 울산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5.0 규모 지진으로 2달여 만에 강진이 이어졌다. 경북지역에서 올해에만 9차례 지진이 발생했으며 최근 10년 기준 지진 발생은 경북에서만 64차례다.
기상청 관계자는 "규모 5.8의 지진은 건물이 흔들리는 진동을 느끼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9시20분 긴급브리핑을 열고 "지난 7월 울산에서 발생한 규모 5.0의 지진과 상관관계를 분석하기는 어렵다"며 "지질 단층을 분석하는 등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건물 내진 상태를 튼튼히 해야 하고 고층 건물에 있다면 대피할 경우 엘리베이터를 피하고 넓은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후 5.0 이상의 강한 여진이나 해일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인근의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해 원전은 모두 정상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북한의 '제5차 핵실험'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피해는 크지 않다. 이날 지진으로 경주에서 시민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건물 붕괴 등 대규모 피해는 오후 10시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진이 발생한 경주 시내에서는 상점에 진열된 상품이 쏟아져 내리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경주 황성동 아파트에선 물탱크가 파손됐고 성동동 상가건물에선 기와가 떨어졌다. 포항시 북구 우현동 상가건물 옥상에서도 물탱크가 부서졌다. 경주시 노동동 상가건물에선 유리창이 깨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열차도 멈췄다. 코레일은 지진 대응 지침에 따라 인근 지역을 지나던 열차 38개에 대해 정차 지령을 내렸다. 지시를 받은 열차들은 멈춘 후 서행 중이다.
지진 여파는 부산과 대구 등 남부지역은 물론 서울과 평택, 수원 등 전국 각지에서 감지됐다. 울산 남구에 거주 중인 박모씨(66)는 "3층짜리 건물 1층에서 친구들과 얘기하던 중에 갑자기 '쿵쿵' 소리가 나며 기분 나쁘게 식탁이 흔들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경남 밀양에 사는 손모씨(56세)는 "지진 당시 핵폭탄 실험하는 줄 알았다"며 "쿵하고 울리면서 엄청나게 집, 땅이 흔들려서 너무 당황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상당수 시민들이 진동을 느꼈다. 서울 종로구에서 일하는 회사원 김모씨(32)는 "회식을 하던 중 바닥이 좌우로 다섯 차례 가량 흔들렸다"며 "일행 모두 지진임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또 지진 발생 시점을 전후로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이 장애를 일으켰고, 5.8 규모 본 지진 직후엔 안부전화 급증 등으로 통화량이 몰려 휴대전화 불통사태를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