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관리 없이 원전해체도 없다

특별취재팀=유영호 김민우 이동우
2016.09.23 06:15

"통합대책 마련과 로드맵 수립 시급…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 필수적"

내년 6월부터 고리원자력발전 1호기가 영구정지되고 해체가 추진된다. 전문가들은 원전해체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기 위해서는 갈등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가동원전 및 고리1호기 해체 기본계획’에따르면 고리 1호기는 즉시해체와 점진적해체의 복합방식으로 이뤄진다.

앞으로 열릴 원전해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즉시해체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데 ‘점진적 해체’를 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은 원전해체를 위한 선결조건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전해체를 위해 반드시 해결되야할 문제인 △사용 후 핵연료를 저장할 임시저장소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건설 문제 △사용 후 부지복원방식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우선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할 임시저장소가 없다. 한수원은 고리원전본부내에 건식저장조를 설치하거나 신고리 3·4호기 습식저장조로 옮기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고리원전이 위치한 부산시 기장군은 지난 7월 “고리원전 내에 건식저장시설 신규건설은 절대 불가”하다고 했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장(고준위방폐장) 부지가 선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영구처분시설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건식저장시설이 영구처분시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고준위방폐장 건설문제도 이제 계획만 발표됐을 뿐이다. 고준위방폐장이 건설이 지연되면 사용후핵연료는 물론 원자로를 해체할 때 나오는 고준위폐기물을 버릴 곳이 없다.

원전 해체 후 부지복원 문제도 ‘갈등의 씨앗’이다. 원전해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녹지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한 지역에 7~8기의 원전이 몰려있어 실질적으로 녹지전환은 어렵다. 그렇다고 해당 부지에 또 다른 원전관련시설을 두려고 할 한다면 반대가 거셀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원전해체를 위한 콘트롤타워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부처 이기주의를 탈피해 원전해체 준비에 대한 통합적 대책과 로드맵 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원전해체를 위한 기술개발이나 연구센터 건립추진은 미래창조과학부 소관이고 시설해체 업무는 산업통상자원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를 총괄할 통합 콘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철저한 정보공개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창락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는 “향후 해체 추진의 각 단계 별로 안전성에 대한 추호의 의구심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해체에 대해 국민 우려가 높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투명한 대국민 소통과 의견수렴을 통해 해체에 대비하고 관계기관간에 긴밀한 협조를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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