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영장심사서 "대통령 잘못 보필…책임지겠다"

한정수 기자
2016.11.05 16:28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5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치소로 이송되기 앞서 서웅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비선 실세' 최순실씨(60·구속)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을 강제모금한 혐의를 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이 대통령을 잘못 보필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의 변호인은 5일 오후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수석이) 담담하게 잘 얘기를 했다"며 "자신이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 전 수석은) 우직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안 전 수석의 다른 변호인은 그의 심리상태를 묻는 질문에 "반성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45분쯤 안 전 수석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안 전 수석은 이날 오후 1시35분쯤 법무부 호송 차량을 타고 법원에 도착했다. 검찰에 체포될 당시 입고 있던 정장 차림이었다.

이날 심사에는 검찰에서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부장검사와 검사 2명이, 안 전 수석 측 홍기채 변호사(47·사법연수원 28기)와 김선규 변호사(47·32기) 등이 참석했다.

안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나 다음날 새벽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공범인 최씨가 구속된 만큼 안 전 수석도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안 전 수석에게 적용된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미수다. 안 전 수석은 최씨와 함께 대기업들을 압박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명목으로 774억여원을 강제로 내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강요미수 혐의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씨와 관련이 있다. 포스코그룹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인수한 쪽에 지분을 넘기라고 압박하는 과정에 안 전 수석도 관여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안 전 수석은 지난 2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도중 긴급체포됐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출석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 회장들을 직접 만나 (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 협조를 요청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모든 일은 대통령 지시를 받아서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은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등 사건 관련자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그는 이 부회장에게 "두 재단 설립을 전경련이 주도하면서 자발적 모금을 했다고 진술하라"고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최근 조사에서 안 전 수석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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