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은 여기 넣자"…미래고객 잡고, 저원가예금도 늘리는 인뱅

"세뱃돈은 여기 넣자"…미래고객 잡고, 저원가예금도 늘리는 인뱅

김도엽 기자
2026.02.16 06:00
카카오뱅크 우리아이통장(좌측)과 토스뱅크 우리아이통장(우측) 인터페이스
카카오뱅크 우리아이통장(좌측)과 토스뱅크 우리아이통장(우측) 인터페이스

설 명절을 앞두고 자녀 명의의 통장을 개설하려는 부모가 늘면서 은행권의 미성년자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은 편의성을 내세우면서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이에 일부 인뱅에서는 대형은행이 요구불예금이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으로 요구불예금이 늘어나는 모습도 포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출시된 카카오뱅크의 미성년자 전용 입출금통장인 '우리아이통장' 가입자는 지난 1월 기준 가입자가 50만을 넘어섰다.

상품의 인기 요인으로는 부모가 동시에 통장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 꼽힌다. 아버지가 '우리아이통장'을 개설한 후 어머니에게 초대 링크를 전달하면 부모 각각의 휴대폰에서 아이 계좌를 함께 관리할 수 있다.

인뱅 최초로 비대면으로 부모가 미성년 자녀 계좌를 개설하는 서비스를 도입한 토스뱅크의 '아이통장'은 지난 1월말 기준 110만 계좌를 돌파했다. 특히 최고 연 5%의 아이 적금과 연 1.6%의 '이자 받는 저금통'이 유효했다. 저금통에 돈을 넣어두면 매일 클릭을 통해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수시입출금 통장이기 때문에 언제든 돈을 뺄 수도 있다.

인터넷은행들의 이같은 미성년 고객 잡기는 미래고객 확보 뿐만 아니라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저원가성예금 확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39조원으로 전년말 33조5000억원보다 16.4% 증가했다. 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이 늘면서 NIM은 작년말 1.94%로 전분기(1.81%)보다 13BP(0.01%P) 개선됐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증시가 오르며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오히려 입출금통장 잔액이 늘어나며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며 "우리아이통장과 외국인통장 등 영향으로 요구불예금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수신을 늘리면서도 이자비용을 줄였다. 토스뱅크의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38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은 30조4006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0%(2조8712억원) 늘었다.

반면 대형은행은 요구불예금 이탈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1월말 기준 651조 5379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2조 4705억원 감소했다. 한 달 감소폭을 기준으로 2024년 7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수신 걱정을 한 적이 없던 대형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과 증시로의 자금 이탈을 걱정하는 시대가 왔다"라며 "인터넷은행들처럼 미래고객을 흡수하면서도 저원가성 예금을 방어할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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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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