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에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을 밝혀내는 데에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의 수첩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통화녹음 파일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해당 수첩과 통화녹음 파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1일 "안 전 수석의 주거지 등에서 업무용 수첩 총 17권을 압수했다"며 "안 전 수석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쓰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첩은 한권당 30쪽으로 17권을 다 합치면 510쪽 분량이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이 수첩 앞쪽으로부터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등 일상적인 회의내용을 적고 뒷쪽으로부터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상세하게 기재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해당 내용을 모두 자신이 쓴 내용이고 대통령 지시사항이나 청와대 회의내용을 기재한 것이라고 인정했다"며 "이 내용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컸던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에 대해 검찰은 "수사팀 중 극히 일부만이 녹음파일을 들었다"고 전제했다. 검찰은 "지난 10월29일 정 전 비서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모바일 기기 총 9대를 압수했다"며 "휴대전화 8대, 태블릿 PC 1대를 압수했고 이 중 스마트폰 1대와 피쳐폰 1대에 에서 녹음파일 총 236개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중에는 통화녹음이 아닌 실제 대화내용을 녹음한 파일도 있었다.
이 파일들 중 박 대통령 취임 전 녹음된 파일이 224개(35시간 분량), 취임 후 녹음파일이 12개(28분)이었다. 취임 전 녹음파일 중 3개(47분 51초)가 최순실씨와 정 전 비서관의 통화 녹음파일이었고 정 전 비서관, 최씨, 박 대통령 3자대화를 녹음한 파일이 11개(5시간 9분 39초)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이 함께 있는 녹음파일은 최씨와 정 전 비서관, 대통령이 취임식 및 취임사를 준비하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취임 후 녹음파일 12개 중 박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의 대화내용이 4개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 자료들을 근거로 박 대통령을 직권남용, 강요 등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아 대면조사는 하지 못했다. 검찰은 이같은 자료 일체를 박영수 특검팀에 넘겼고 향후 수사는 특검이 진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