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첫 변론, 9분 만에 맥없이 끝…朴에 출석 재통보(종합)

김종훈 기자
2017.01.03 16:02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재소장 등 재판관 9명 전원이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첫 변론기일이 9분 만에 맥없이 끝났다. 당사자인 박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3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은 박한철 헌재소장이 사건번호 '2016헌나1'을 호명한 지 9분 만에 종료됐다. 헌법재판소법 52조 1항은 탄핵심판의 당사자가 불출석한 경우 바로 다음 기일을 정해 재판을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소장은 이날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의결돼 헌법이 정한 기본 통치구조에 심각한 변동이 초래된 위기상황"이라며 "헌재는 이 사건을 '대공지정'(大公至正)의 자세로 최선을 다해 심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과 소추위원단에 "증거조사 등 사안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심판절차에 적극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첫 변론기일이 끝난 직후 헌재는 박 대통령 측에 오는 5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두 번째 변론기일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보냈다. 박 대통령이 두 번째 변론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헌재는 대리인단과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

소추위원단은 이날 변론에 앞서 박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나눈 대화 기록을 증거로 헌재에 제출했다. 소추위원을 맡고 있는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추천을 받아 인사를 하고, KD코퍼레이션을 간접적으로 소개했다는 내용 등이 (대화록에) 나온다"며 "직접증거는 아니지만 간접증거는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도 심판정엔 나오지 않은 사실에 대해 "박 대통령이 탄핵법정에 나와 모든 사실을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예의"라며 "언론인들을 상대로 탄핵법정 밖에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은 재판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는 "기자간담회에 대해 사전에 연락을 받지는 못했다"면서도 "박 대통령이 탄핵소추에 대한 답변서에 적힌 내용대로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헌재법상 탄핵심판은 피청구인(박 대통령)이 불출석해도 진행할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5일 열리는 두 번째 변론기일에서 헌재는 오후 2시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오후 3시엔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이 증인 신문을 받는다. 이들은 개인비서처럼 최순실씨(61·구속기소)를 보좌하고 최씨가 청와대를 자유롭게 출입하도록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소추위원단은 과거 언론에 보도된 '의상실 동영상' 원본 파일도 증거로 제출했다. 이 동영상엔 이 행정관이 본인의 옷으로 휴대폰을 닦아 최씨에게 건네고, 최씨가 윤 행정관과 의상실에서 박 대통령의 의상을 살펴보는 듯한 장면이 찍혀있다.

오는 10일 열리는 세 번째 변론기일에선 최씨,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48·구속기소) 등이 증인으로 나온다. 이들은 탄핵사유 중 핵심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직접 연관된 인물들이다. 소추위원단은 정 전 비서관, 안 전 수석, 최씨 순서로 증인 신문을 하게 해 달라고 헌재에 요청했다.

권 위원장은 "정 전 비서관과 안 전 수석은 검찰 공소사실이나 대통령의 지시사항에 대해 소상하게 진술하고 있다"며 "두 사람에 대한 증인신문이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보고 순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씨는 대체적으로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정 전 비서관과 안 전 수석의 증언을 토대로 최씨를 신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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