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변호사의 과감한 해외진출, 해볼만한 도전"

황국상 기자
2017.01.20 08:30

[the L][인터뷰] 부락 카라쿠르트 외국변호사(터키) 겸 프라이리걸 한국지사장

"한국의 청년 변호사들이 좀 더 과감하게 해외로 진출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이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독일계 로펌인 프리리갈(PraeLegal) 한국지사의 부락 카라쿠르트(Burak Karakurt) 대표 겸 외국변호사(36)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3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0년 9월에 불쑥 한국을 찾았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한국전 참전용사여서 어릴 때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고 한국에 대한 동경을 키워왔다. 터키 현지에서 한국전쟁 관련 저서를 냈을 정도로 '한국통'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29살이었던 2010년에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했다. 한국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틈틈히 법조인들을 만나고 다녔다. 그러다 한국외대 로스쿨에 근무하는 어느 한 교수의 제안으로 한국외대 법학석사 과정도 이수해 논문작업만 남겨두고 있다.

이제는 터키의 대법원이나 법무부 관계자들이 방한하거나 반대로 한국의 법조인들이 터키와 접촉할 때 자문을 제공하는 인물이 됐다. 터키 현지의 한 대학이 한국의 무역법·통상법 전문가들을 터키 현지로 초빙, 한·터키 FTA(자유무역협정) 관련 컨퍼런스를 조직하는 데에도 카락쿠르트 변호사의 역할이 컸다. 프리리갈에는 2015년에 채용돼 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외국에서의 생활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언어의 장벽이 높고 외국 현지 법 체계도 다시 공부해야 한다. 경제적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다. 카락쿠르트 변호사는 "이스탄불 로펌에서 맡는 소송을 전자소송시스템을 통해 한국에서 수행하는 식으로 경제생활을 이어갔다"며 "변호사로서의 일과 한국어 공부, 한국법 공부를 동시에 진행해야만 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노력을 기울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게 설명이다. 모든 것이 세계화되고 있지만, 가장 더딘 분야가 바로 법률시장이다. 현재 터키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의 수는 1500여 개가 넘지만, 사내에 현지법 전문가를 채용해 실시간으로 자문받을 수 있는 기업은 대기업 몇 곳에 불과하다.

그동안 대다수 중소기업이나 상공인들은 터키에서 분쟁이 생겼을 때 말이 통하지 않는 터키 현지 로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카락쿠르트 변호사가 속한 이스탄불 로펌이 터키 현지의 한국인과 한국기업의 고충을 대변하고 있다. 터키로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이나 전문가들이 그에게 자문을 요청하는 것은 물론이다.

터키 역시 변호사들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과 같은 통과의례 없이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졸업하면 바로 변호사 자격이 주어지는 탓이다. 터키 변호사들은 해외진출을 통해 이런 문제를 이겨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로 미국·유럽으로 진출하는데 독일에만 800명 이상의 터키변호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해외에 진출할 때는 세계정세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이를테면 최근 수년간 전 세계 경제가 도무지 개선되지 않고 있을 때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세를 굳건히 이어간 아프리카 대륙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또 "기업들은 돈이 투자되고 원활히 순환되는 아프리카와 같은 곳에 진출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과 함께 개척정신을 갖고 현지에 진출하면 한국경제의 외연 확장에 변호사들이 직접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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