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재인 정부, '장관윤리강령' 만든다

이미호 기자
2017.07.15 05:04

강의료 안받기·선물 무조건 신고·청렴서약 '의무화'…2년전 권익위가 접은 정책 그대로 '실효성 논란'

문재인정부가 연내 공직사회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장관윤리강령’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현재 시행 중인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공직자윤리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에 그 내용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16일 정치권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올 하반기 장관윤리강령을 제정하는 내용이 국정기획자문위원회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윤리강령에는 △강의료 안 받기 △액수 상관없이 선물 신고 △취임시 청렴서약 △지위·권한을 행사한 이해관계 개입 금지 △경조사 통지 제한 강화 △소속 공무원에게 공정성과 청렴성을 해치는 직무 지시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부처 최고관리자이자 정책결정권자이면서 정무직 공무원이라는 신분상 특수성을 고려해 장관에 대한 별도의 행위 준칙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 가운데 강의료 안 받기, 선물 무조건 신고, 청렴 서약 의무화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기존에 시행 중인 법과 강령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예컨대 장관급 공무원의 외부 강의료 기준(상한액 50만 원)은 김영란법에, 선물 신고 조항도 공직자윤리법(외교 및 외국인으로부터 100달러 이상 또는 10만원 이상의 선물을 받을 경우에만 신고)과 김영란법(5만원 이하 선물은 신고 의무가 없음)에 나와 있다.

물론 장관에 한해 강의료 및 선물 수수 기준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되지만,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15년 이를 추진하려다 해당 강령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정도로 과도하고,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포기했다. 미국의 경우 행정부 공직자 윤리행위기준에 따라 선물수수 기준을 20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권익위 관계자는 “규제의 정도가 과할 뿐만 아니라 기존 법이나 규정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고 청렴서약은 그야말로 ‘보여주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해 접었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장관윤리강령이 ‘생색내기’에 불과할 뿐 공직사회 부패를 척결할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보듯 다수의 장관 후보자들이 업무수행 능력이나 전문성 보다 도덕성 때문에 낙마한 경우가 많은데 정작 문제가 되는 부분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차라리 다운계약성 작성, 음주운전, 논문 표절 등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만드는게 더 낫지 않겠냐”면서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뒤엎은 내용을 포장만 바꿔 추진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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