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2일 경주 강진이 발생한지 1년2개월 만에 또 다시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서울 광화문 일대는 물론 경기 대전 전주 부산 일대에서 진동이 포착되는 등 지진 충격이 남달랐다는 평가다.
또 다시 포항 강진 발생으로 더 이상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크다. 지난 1년간 쌓아온 정부 지진 대응이 효과적으로 작동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상청은 15일 오후 2시29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 여파로 단층 불안정성이 고조되면서 여진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9월 12일 오후 7시44분 경주시 남남서쪽 8.2km 지역에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8시32분쯤 규모 5.8의 강력한 여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해 강진은 국내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다. 부상자 23명과 11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예상치 못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자 우왕좌왕한 정부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옛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 홈페이지는 먹통이 됐고, 지진 발생 재난 문자가 뒤늦게 발송되는 등 미숙한 초기 대응으로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후 정부는 긴급재난문자 발송과 국민행동요령, 대응 매뉴얼, 지진교육 강화 등을 개선하고 지난해 12월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등 지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지난해 11월 21일부터 기상청이 직접 규모 5.0 이상 강진 발생시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도록 시스템을 변경했다.
그 결과 이번엔 지진 발생과 동시에 시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가 전파됐다. SNS 상에서도 "재난문자가 지진보다 빨랐다" 등의 글들이 올라올 정도로 호평이 많았다. 지난해 지진 발생 8~9분 만에 늑장 발송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행안부는 이날 지진 발생 직후인 오후 2시 43분부터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긴급조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또 지진 발생 즉시 지상파 주요 방송국에 재난방송을 요청했다. 경북도청과 경주시 등 해당 지자체에서도 '지진 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하고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피해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달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 귀국 관련, 성남공항을 찾았다 지진 발생 소식을 듣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1층에 마련된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로 곧바로 이동했다.
정부는 지진 대책도 마련해 놓은 상황이다. 경주지진으로 저층 건축물에 대한 피해가 많았다는 점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신축하는 모든 주택에 대한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내진설계 의무화 대상도 기존 3층 또는 500㎡ 이상에서 2층 또는 200㎡이상으로 확대했다. 오는 2020년까지 당초 계획인 1조7380억원보다 63% 증가한 2조8787억원을 투입해 내진율을 49.4%에서 54%로 확대해 내진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공항과 철도 등 교통수송 분야의 경우 1590개의 시설에 대해 2019년까지 내진보강을 조기 완료하고, 국민들의 우려가 큰 원자력 시설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내진설계기준 재평가와 내진보강 등을 위한 정밀 지질조사를 실시한 후 조사결과를 토대로 원전 내진설계기준을 2021년부터 수립하기로 했다.
초·중·고교를 중심으로 지진대피 훈련과 재난교육도 강화했다. 지진대피소 온라인·오프라인 홍보도 강화됐다. 정부는 지난 3월 지진 발생 초기 지역주민들의 임시대피소로 활용되는 옥외 대피소 7661곳과 구호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는 실내구호소 2276곳을 지정했다.
행정안전부는 단층연구와 관련 법령 제정 등 장기적인 지진대책도 세웠다. 올해 2~4월 원자력안전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함께 다부처 공동 지진단층조사 기획연구를 실시했다. 오는 2041년까지 약 1175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450여 개의 단층조사를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1단계로 2021년까지 493억원을 투입해 동남권 지역의 단층조사를 실시한다. 범정부 지진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조직과 전문인력(102명)도 보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