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서울올림픽 하면 곧바로 '호돌이'가 떠오르는 것처럼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는 대회의 상징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까지 단 하루가 남은 가운데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행운의 상징 '수호랑'과 '반다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수호랑'과 '반다비'
2018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의 얼굴마담으로 홍보 임무를 맡게 된 마스코트의 이름은 '수호랑'(Soohorang)과 '반다비'(Bandabi)다.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인 호랑이와 곰을 형상화한 마스코트다.
둘의 이름은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수호랑은 선수와 관중들에 대한 보호를 의미하는 '수호'(Sooho)와 강원도 정선아리랑을 상징하는 '랑'(rang)을 담아 만들었다. 패럴림픽을 대표하는 반다비는 '반달'을 의미하는 '반다'(Banda)와 대회를 기념한다는 의미의 '비'(bi)를 합쳐 만들었다.
이 둘의 탄생은 30년 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와 연관이 깊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88서울올림픽과 연계해 호랑이와 곰을 모티브했다고 밝혔다. 88서울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마스코트는 '호돌이', '곰두리'였다. 호돌이는 상모를 쓴 호랑이고, 곰두리는 쌍둥이 곰 형제다. 조직위에 따르면 수호랑은 호돌이와 달리 백호지만 둘은 먼 친척이다.그러나 수호랑과 반다비가 평창의 상징이 되기까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평창 조직위는 당초 우리 민화 속에 등장하는 호랑이와 까치를 마스코트로 선정해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2015년 갑작스럽게 호랑이가 진돗개로 바뀌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교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교체 요구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이유로 들며 난색을 표했다. 결국 다시 호랑이와 반달곰으로 급하게 캐릭터가 바뀐 마스코트는 마감시한인 2016년 6월에 임박해서야 이름도 제대로 짓지 못한 채 IOC 집행위의 승인을 얻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모습도 의미도 제각각 올림픽 마스코트
올림픽 마스코트는 행운의 상징물로서 올림픽 붐을 조성하고 대회 이미지를 전세계에 부각시키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 올림픽에 처음으로 마스코트가 등장한 것은 1968년 그르노블 동계올림픽이지만 올림픽에서 공식으로 마스코트가 채택된 것은 72년 뮌헨올림픽 때부터다. 당시 독일 사람들이 가정에서 많이 기르던 개 닥스훈트를 형상화한 '발디'가 주인공이다.
발디 이후 76년부터 매년 올림픽을 대표하는 공식 마스코트가 모습을 보이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마스코트들은 각국을 상징하는 동물이나 역사나 문화를 담은 캐릭터 등 다양한 의미를 넣어 만들어졌다. 80년 모스크바올림픽의 아기 곰 '미샤'와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의 독수리 '샘'은 한국의 호돌이와 마찬가지로 각각 러시아와 미국을 대표하는 동물로 만들어진 마스코트다.
68년 그르노블 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 '슈스'와 76년 인스브루크 동계올림픽의 '슈네만'은 스키를 타는 사람과 눈사람을 형상화해 만든 마스코트다. 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는 처음으로 사람이 마스코트가 돼 화제를 모았다. 노르웨이 주인공 '하콘'과 '크리스틴'이 그 주인공으로 하콘 왕자는 실제로 올림픽이 열린 릴레함메르에서 스키어들에게 구출된 실존인물이며 크리스틴은 하콘 왕자의 숙모였다.
◇역대 최고-최악의 마스코트, 수호랑은?
마스코트가 올림픽을 대표하게 된 지 50년이 흐르며 어떤 마스코트가 가장 올림픽과 잘 어울리는지도 관심사다. 2008년 미국 매체 MSNBC는 미국의 팝 아트 비평가 피터 하틀라웁과 함께 예술성과 친근성을 기준으로 역대 마스코트를 평가한 적 있다.
하틀라웁이 뽑은 역대 올림픽 마스코트 '베스트5'는 △80년 모스크바올림픽 아기 곰 '미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양치기 개 '코비' △88년 서울올림픽 상모 쓴 호랑이 '호돌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푸와' △98년 나가노올림픽 부엉이 '스노우릿' 등이다.
역대 올림픽 마스코트 '워스트5'는 △96년 애틀란타올림픽 '와티짓' △2004년 아테나올림픽 '아테나'와 '테보스' △2006년 토리노올림픽 '네베', '글리츠' △92년 알베르빌올림픽 '미지크' △68년 그레노블올림픽 '슈스' 순이었다.
수호랑과 반다비는 대체로 평창올림픽과 잘 어울리는 마스코트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마스코트 관련 상품들도 인기몰이 중이다.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 판매량이 10만개 넘었고 지난달 2일 평창조직위가 무료 배포한 수호랑·반다비 이모티콘은 6시간 만에 10만개 전량 소진돼 20만개 이모티콘을 추가 배포하기까지 했다. 올림픽이 본격 개막하고 평창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수호랑과 반다비는 더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