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생존권 위협" vs "어쩔수 없어"…'노점 철거' 위기 고덕시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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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4 07:05

근처 재건축 공사로 26개 점포 철거 예정
2→4차선 도로 확장해야…당분간 진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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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쪽 입구에서 본 고덕전통시장 노점 거리. © News1

<뉴스1>이 지난 13일 서울 강동구 고덕전통시장 내 노점거리를 방문한 후 받은 첫 느낌은 의외로 '질서정연함'이었다. 노점상이라고 해서 여기저기 좌판이 널려있는 것을 상상했지만 직접 가서 보니 나름대로 잘 정돈된 판매부스가 일렬로 쭉 늘어서 있었다. 김밥, 핫도그 등 먹거리부터 야채, 생선 판매 가게와 옷 수선집 등도 눈에 띄었다. 같은 디자인의 간판 역시 일정한 간격으로 달려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거리는 현재 강동구청과 고덕전통시장 노점상인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곳이다. 강동구청은 올해 초 고덕 주공2단지 아파트(고덕그라시움) 재건축 공사로 인해 노점상을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노점상들이 있는 도로를 파내 하수도를 매립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총 56곳의 노점상 중 상일동역 2번 출구쪽 시장 입구에서부터 26개의 노점이 철거당할 처지에 놓였다. 노점들은 지금까지 구청과 매년 사업허가를 갱신해왔지만 구청은 올해 초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자리를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법적으로는 당장 철거해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상인들은 지금까지 노점 현대화 사업을 진행해 왔는데도 갑작스럽게 철거가 결정돼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구청의 요구대로 현대식 판매부스를 구입하는 등 협조 노력을 했왔다는 설명이다.

한 노점 사장은 "땅(도로) 소유주인 강동구청에 매년 도로점용료를 내고, 노점이 지저분하다는 구청 지적에 각자 700만~1000만원씩 자비를 들여 판매 부스도 마련했다"며 "구청 역시 노점들 비 맞지 말라고 2016년 차양막(어닝)도 설치하는 등 전통시장 진흥 정책을 펴다가 2년도 안돼 자리를 옮기라고 하니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노점 주인은 "(구청이) 노점이 지저분하다고 하면 부스를 새로 마련하고 똑같은 유니폼을 입으라고 하면 입겠다"며 "하수도 공사 때야 당연히 자리를 옮겨야하겠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공사 이후 원래 자리에서 장사를 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철거예정인 고덕전통시장 노점길(빨간색 부분, 네이버 제공). © News1

강동구청 측도 나름 사정이 있다. 현재 노점 앞으로는 2차선 도로가 있다. 강동구청은 노점이 있는 도로와 더불어 재건축 조합으로부터 약 1개 차선 넓이의 땅을 기부채납 받아 총 4차선 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를 갖출 계획이다.

구청 관계자는 "고덕그라시안에 약 5000세대가 입주할 예정인데 (상일동역 입구에서부터) 4차선 도로가 없으면 차들이 다니기 힘들다"며 "교통영향평가를 한 결과 그렇게(4차선으로) 인가가 난 길이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향후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이 강동구청 측은 무작정 강제 철거를 진행하기보단 당분간 상인들을 더 설득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일부 노점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상인들의 태도가 완강해 순조롭게 합의가 될지는 미지수다.

구청 관계자는 "일단 상인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어 구청측의 자세한 방안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여러 채널을 통해 상인들의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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